오정 이봉란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어느 봄날
열다섯 소녀들의 국어 시간
선생님은 봄이 좋단다
난 가을이 좋은데
또 말씀하신다
봄이 좋아지면 늙은 거라고
몇 해전부터
봄이면
개나리, 진달래빛 스웨터를 입은
소녀들이 예뻐 보이고
나는 또 병아리처럼
양지바른 곳만 찾아든다
봄내음 가득한
냉이국, 달래 무침이 상에 오르고
아이들에게 묻는다
어느 계절이 좋으냐고
가을이란다
마흔 아홉
난 봄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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