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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위트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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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8-03-05 13:34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초대회장 / 수필가 심현숙
나는 집을 떠나 산 지 정확히 2년 4개월하고도 반달이 되었다. 처음에는 남편의 요양원을 따라 무조건 왔으나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집에 대한 그리움은 마치 연인을 그리워하듯 사무쳐갔다. 주말이 되면 하루 집에 가기는 하나 그걸로 갈증이 풀리지는 않는다. 오두막이라도 자기 집이 편하다는 말은 그만큼 정이 들어 익숙하고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일 게다. 다행이 요양원 바로 뒤에 방 하나를 얻을 수 있어 아쉬운 대로 살고는 있으나 도대체 안정이 안 된다. 처음 이민 왔을 때 마냥 갈팡질팡하면서 몸만 여위어간다.
이렇게 살이 내릴 정도로 힘들어하는 건 나만이 아니다. 남편은 아예 화병이 깊어졌다. 집에서 살 때는 가족들 고생한다며 요양원으로 보내달라고 성화더니 이제는 끄덕하면 앰뷸런스를 불러 집에 가자고 막무가내로 떼를 쓴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몸을 의탁할 곳을 집으로 여기는 것 같다.
나는 집을 떠나 살면서 비로써 집에 대한 존재를 깊이 깨달게 되었다. 집이란 가족들을 따뜻하고도 안락하게 보호하는 장소일 뿐 아니라 가족들을 모이게 하는 곳, 힘들 때 품어주고 기쁠 때 환하게 웃어주는 부모님과 같은 커다란 둥지라고 할까. 한마디로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가족사의 말없는 증인…. 사람들은 그 속에서 꿈을 꾸고 희망을 만들고 인생을 말하면서 사랑을 배우며 산다.
 
남편은 자나 깨나 집만 생각하며 집에 가는 걸 포기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평생 가족을 위해서 살았는데 내 소원 하나 안 들어주느냐”며 우리 모녀에게 한이 많다. 나도 이제 건강에 자신이 없어 남편을 집으로 퇴원시키려는 것을 망설였으나 내 자신도 더 이상 나그네처럼 지낼 수 없어 용기를 내 남편퇴원을 준비 중이다. 의료기관으로부터 남편퇴원을 허락받는 일이 쉽지가 않아 어렵게 추진하고 있다. 남들은 그 나이에 병이 나 가족이 보살필 수 없으면 요양원으로 가게 되는데 ‘우리는 미친 짓을 하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아니 든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고 싶다. 그 이의 간절한 소망을 모르는 척 요양원에 홀로 남겨놓기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 13년 이상 수족이 되어 살아왔는데 이제 남편의 생이 얼마나 남았다고 외면할 수 있겠는가.
나도 남편이 있는 요양원에서 못견뎌하는 건 이곳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환자이건 본인이 요구하는 건 어느 정도 들어주려고 하는데 남편은 전신이 마비된 상태다보니 본인이 필요한 것을 스스로 할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환자가 남편뿐이겠는가. 그러다보니 가족이 대신하게 되는데 주의해야할 사항이 많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서 오해의 소지가 많고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2년이 넘는 시간을 요양원에서 긴장하며 살다보니 이제는 이곳을 나가 자유롭게 기를 펴고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앞으로 남편이 집으로 가게 되면 지금보다 더 힘든 시간이 기다린다 해도 마음만 편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하겠다. 남편도 집에 가면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이 되어 예전처럼 편안한 병상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가족들의 목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고 자기 침대에서 잠을 자며 된장국과 밥 냄새를 맡으면서 잊었던 기억도 되찾아 추억을 떠올리며 조금씩 행복을 찾아가리라. 그래서 ‘고맙다, 사랑해’라는 말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예전처럼 울려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하나님이 남편을 이리 힘들게라도 생명을 연장해주시는 건 그리도 그리워하는 집으로 돌아가 다시 스위트 홈을 만들고 감사를 고백하며 살라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영원한 집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소망가운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시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주말엔 어서 집으로 가 현관 앞에 높이 걸려있는 등에 먼지도 닦고 남편이 침실로 쓰는 방 창문에 커튼도 치리라. 또 남편에게 필요한 것들을 꼼꼼히 준비해야겠다. 남편이 그리던 집으로 돌아오면 평안이 올 것 같아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2년 넘게 빈 집처럼 어둡고 조용했던 집에 밝게 불빛이 비치고 가족들 부르는 남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행복해진다. ‘홈, 스위트 홈’을 다시 만들어 보리라 꿈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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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완숙 / 캐나다 한국문협 우리들이 사는 세상 계산대로라면 모든 이치가 제자리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세월의 무게 덧칠해서 낡아 무너져 내리는 덧없는 형상뿐이다그러나 동심의 세계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없다시간도 공간도 머무를 수 없는 그곳엔울며 떼쓰다 문득 헤헤 웃으면 그뿐언제나 처음이다. 처음 마음이다.
임완숙
소포와 엄마 2018.06.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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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애
유월이 2018.06.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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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2018.06.04 (월)
    저의 이름은 인간입니다내 이름은 행복이라 하지    저는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나도 자네에게 찾아지길 원하고 있지    하지만 당신은 아무 데도 없는 걸요그렇지만, 나는 늘 자네 가까이에 있다네    어디요?  어디요? 당신은 없어요, -아무 데도!여기! 여기! 바로 여기에; --행복은 멀리서 찾는 게 아니라자기 가까이서 발견하는 것이라네자네가 행복을 찾기 원한다면우선, 자네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안봉자
  지난주 대학 동기 모임에 참석했다. 56학번이니 62년이란 세월이 흘러 간 셈이다. 모두 들 새하얀 머리에 세월의 골이 깊숙이 파인 주름살로 산수傘壽를 바라다보는 모습들인데... 우리가 대학에 들어갔던 지난 세월만큼 시간이 흐른다면 내 나이는 124세. 그때 나는 이 모임에 분명 참석하지 못하리라. 게다가 나와 같이 82세인 사람이 겨우 91,308명이 살아 있다니. 나의 죽음이 막연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곁에 서성이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 소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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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 자수 2018.06.04 (월)
외할머니와 아랫목에 둘러앉아목단 자수가 놓인 이불을 펼쳐놓고 실타래 감으면벌 나비가 날아 올 듯 했다외할머니는 어린 내게네 생애는 환한 달빛과 같아서고단한 여정에도 시련 없이 향기를 피운다면엉켰던 실타래처럼 잘 풀릴 거라 했다 우리네 삶도 따가운 바늘에 찔리며 목단 자수를 놓듯 붉은 피의 꽃 수를 놓을 수 있어야나비가 되어 자유로운 날개를 단다외할머니와 둥글게 실타래를 감으며 듣던 꽃 이야기는 잊히지...
강애나
분홍꽃 2018.05.30 (수)
 알버타 북쪽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다. 딱 잘라 일 년의 반이 겨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우리 가족이 이곳으로 이사를 온 건 겨울 중에서도 가장 춥다는 1월이었다. 주위를 사방으로 둘러봐도 보이는 건 하얀 눈뿐이었다. 꽁꽁 언 이 땅에도 과연 봄이 오는 걸까? 그런 불안감이 들 때마다 난 이삿짐을 쌀 때 거듭 확인하며 챙겨 온 분홍꽃 꽃씨를 펴봤다.   우리 가족이 캐나다에 첫발을 내디딘 건 2000년이었다. 땅을 바꾸면...
박정은
아내의 밥상 2018.05.30 (수)
가만히 받고 보면 내 심장이 한상이다창조의 질서가첫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상큼하게 양념쳐 있다 밤과 낮채소와 자연사람의 생기까지반찬 하나에우주를 버무렸구나.                  ~•~•~•~•~•~•~입만 즐겁고자 한다면 밥상을 받아들고 할 짓이 못된다. 하나의 나물에 버무려진 바람과 태양, 물과 시간, 그리고 여인의 사랑까지 다 통과하지 못한다면 수저에 손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 제아무리 맛있는...
김경래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임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고개 위에 숨어서 기다리던 임 그리워 그리워 눈물 납니다바위고개 피인 꽃 진달래꽃은 우리 임이 즐겨 즐겨 꺾어 주던 꽃임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임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임이 그리워 하도 그리워십여 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진달래꽃 안고서 눈물 집니다” 삼 년 전 가을 어느 날 모교인 숙명여고 동창회로부터 그 해 여름에 별세하신...
김진양
마른 꽃 2018.05.30 (수)
마른 꽃 한 송이차마 너를 버리지 못하네서걱이는 바람 소리작은 손바닥에 울리면어머니의 몸처럼가벼운 너진달래 꽃으로 피어나던 너의 봄은지금 어디에뻐꾸기 울음을 삼키던너의 슬픔은 어디에가벼이 떠도는 새털 구름 오늘 아침에도 찾아오신마른 꽃 한 송이
신금재
얼마 전 스페인 여행 중에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과 이와는 대조를 이루는 당나귀 택시가 있는 미하스의 하얀 마을을 다녀왔다.    피카소의 유명한 그림 중에 “게르니카(Guernica)”라는 것이 있다. 이 그림 속에는 하나같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과 짐승들이 처참한 모습을 하고 공포에 질려 있다. 그림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의 억울하고 분에 북받친 듯한 비명과 아우성이 들려오는 착각 속으로 빠져들게까지 한다....
권순옥
어느 봄날 2018.05.24 (목)
어느 봄날열다섯 소녀들의 국어 시간선생님은 봄이 좋단다난 가을이 좋은데또 말씀하신다봄이 좋아지면 늙은 거라고몇 해전부터봄이면 개나리, 진달래빛 스웨터를 입은소녀들이 예뻐 보이고나는 또 병아리처럼양지바른 곳만 찾아든다봄내음 가득한냉이국, 달래 무침이 상에 오르고아이들에게 묻는다어느 계절이 좋으냐고가을이란다마흔 아홉난 봄이 좋은데.
오정 이봉란
암에 대한 상식 2018.05.24 (목)
스티브 잡스가 재발한 췌장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링거액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쳐다보며 곧 죽게 되는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서 돈은 가져갈 수 없고, 사랑에 대한 기억은 가져갈 수 있으며,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건강에 관한 책을 읽지 않은 것이라고 술회했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암을 알면 암을 이길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위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지인들이 너무 많음을 목도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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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를 위해서일까그 무엇을 위해서일까 평생토록 하루도 거름 없이새벽을 깨우시는 우리 어머님 지난겨울 그 혹한 멀찍이 밀쳐낸 동구 밖어린 날 늘 내 귀가를 기다리시던우리 고향 마을 무릉도원 길 올해도 복사 꽃 흐드러져그 꽃불 미소환히 빛 밝히고 계시겠지 일제 치하 육이오 그 혹심했던 수난의 세월수선화보다 더 가냘팠던 어린 남매 데불고무명 잣기 명주 길쌈그 북채 실오라기 한 올 한 올 눈물 젖은 기도문들 촘촘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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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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