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 시
가끔
헤매었다, 너는
해 뜰 무렵이나
혹은 저녁노을이 까무러칠 때
간혹
싸돌아다녔다
개똥풀꽃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철 들판에
때때로
머뭇거렸다
미친 듯 장대비 쏟아지고
번개가 하늘을 찢어발기는 그런 대낮 한때
너는, 어리버리 갈 곳 잊었다
지랄같은 갈바람 헐떡이며 달려와
볼이 붉은 계집아이 사타구니같은 잎들을
잡아채 삼십육계 할 때도, 너는
마냥 헤매었다
그러고 보면
헤매고 싸돌아다니는, 너는
그림자 없는 바람성자(聖者)렷다.
헤매지 않는 생이
이번 생에서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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