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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7-11-10 16:19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시

내버려 두자

그립다는 것
밥 먹듯 하자

아침 점심 저녁
먹었다 하면 배고프고
왔다 하면 가버린다

잡초가 무작위로 피듯
여인의 어깨에 말초신경 곤두서듯
세상엔 도저히 못 말릴 것투성이

그깟 그리움
그립도록 버려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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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아니하는 것이 아니라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Lotus Chung
일몰을 기다리며 2018.02.19 (월)
무술년 새해가 왔다. 모두 바라보고 싶은 새해 아침, 떠오르는 일출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앞으로의 바램과 지난 세월의 아쉬움이 교차한다. 여러 해를 지나며 밝아온 새해 첫날, 지나간 추억을 마음에 담은 채 새해에는 조국 땅 대한민국에서 모처럼 새해 첫날을 맞고 있다. 일출 기회보다는 가까운 서해 일몰을 맞이라기 위해 여유로운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새해 아침이 지난 오후 한나절, 눈에 밟히는 해안가가 사뭇 낯선 풍경이다....
서정식
          하 늘 끝과 바다 끝이 닿아          한 줄로 이어진 곳 이라 해도          섣불리 수평선이라 부를 수 없구나.          멀어 가물한 작은 물결은          깨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도          찢겨 나가는 물방울로 흩어지고          바람에 불려 부대끼며          덮치는 큰 파도에 밀리고 있었네. ...
조규남
크루즈 단상 2018.02.13 (화)
작년 겨울에는 밴쿠버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 그 까닭인지, 새해가 시작되면서 연초에 햇빛 많은 멕시코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모처럼 저렴한 크루즈가 나와 전화로 예약하였다. 공항서 내려 부두까지 가는데 그곳 크루즈에서 제공한 관광버스를 탔다. 이미 예약 시 추가로 낸 그 버스 가격이 거의 택시 비용과 맞먹었다. 먼저 다녀온 분의 말에 의하면 Blue Shuttle 이라는 것이 있어, 이것을 이용하면 좀 저렴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예약한 버스를...
이종구
희망과 절망 사이 2018.02.13 (화)
아무리 거친 바람도 바람결  틈새가 있다아무리 드높은 파도라 해도 물결 새 쉴 참이 있다아무리 척박한  삶이라 할지라도  설마 웃음 방긋 지을 일 없으랴 거친 바람 부는 사이 고요드높은 파도 몰아치는 틈새  평온척박한 삶의 궤적에서 반짝이는 기쁨의 조약돌을 줍는 사람은희망과 절망 사이그 좁은 간극에서도 행복을 유물처럼 발굴하리니 겨울 종탑에 갇혀그 존재마저도 잊혀져 가는 그대의녹슨 종을힘차게...
김해영
고사목 2018.02.13 (화)
마음 닿는 곳에 하늘이 있고 그 하늘 닿는 곳에 하늘과 땅 연결이라도 하듯이 소복 입은 무녀처럼 하늘 보고선 너 이 세상에 올 때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왔듯이 죽어서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순백으로 서서  뒤돌아보면 멀어지는 모습에 스쳐 가는 수많은 영혼의 춤 바람에 꽃씨 흩날리듯 인연을 날린다 아이처럼 웃음 지으며 산허리에 서서
전재민
그린란드<2> 2018.02.05 (월)
그날 밤 집에 돌아온 청마는 우연의 일치 치고는 기막힌 일치라고 생각했다. 이사벨이 3개 국어를 말하는데 모두가 그가 꿈에 그리던 언어였기 때문이었다. 덴마크어, 영어, 그리고 그린란드어. 그의 아내는 남편에게 좋은 친구가 생겼다는 자체는 환영했으나 걱정거리 하나는 남겨두었다. 그녀가 자기 자리를 위협할 사람이 아니라는 남편의 암시는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감정표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남편의 태도는  완전한...
박병호
"아이쿠, 이를 어쩌나. 다 날려 버렸네."나도 모르게 한숨 섞인 소리가 나왔다. 핸드폰을 바꾸면서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했는데, 카카오톡*에 저장되어 있던 대화방과 자료 파일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껏 사람들과 편리하게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연기처럼 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미리 백업으로 저장해 두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내가 일부러 한 게 아닌데 대화방에서 홀연히 빠져나간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카톡 메시지가...
정재욱
맨 아랫간 서랍 2018.01.29 (월)
요즘, 골방 서랍장을 정리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놓지 못해 떠나지 못한 나의 어제들이 매미 허물처럼 모여 사는 곳돌쩌귀도 녹스는 늙은 세월에 대부분은 떠나고 몇은 아직 남아서 민속촌처럼 함께 저무는 그곳엔 늦가을 저녁의 체온 닮은 서늘한 바람이 분다 어린 별바라기의 못 이룬 꿈들도, 이민의 자갈밭에 무시로 무릎 깨던 한낮도, 에움길에 갈증 앓던 사추思秋의 그리움도… 이제는 모두 치수 안 맞는 치마 허린데! 많은 것을 버리고도...
안봉자
지난 연말 2018.01.29 (월)
새해가 시작된지도 얼추 한달이 다 되어간다. 아들 내외와 같이 연말 연시를 보내려고 무거운 가방과 가방 만큼이나 부풀대로 부푼 꿈을 제 각기 지닌채 밴쿠버를 떠나 딸 아이가 살고 있는 오타와로 향하였다. 거기서는 구하기 힘들거나 좀더 비싼 한국 식품들, 즉 순대나 오징어, 멸치와 풋고추 등을 챙겨서 꾸역 꾸역 밀어 넣었지만 터질듯한 여행 가방이 조금도 짐스럽지 않았다."갖고 계신 옷 중에 가장 따뜻한 옷만 챙겨 오세요." 라는 딸의 충고를...
박인애
겨울 향기 2018.01.29 (월)
겨울 냄새가 짙다. 밤새 내린 눈을 밟으며 출근하는 마음은 어느새 동심이다. 날씨는 매섭도록 차갑지만 그만큼 맑고 상쾌한 영하의 아침은 한껏 겨울 맛을 돋군다. 내리면서 얼어버린 눈이 발에 밟히는 감촉도 또 다른 맛을 더해 준다.  겨울에 춥지 않고 여름에 덥지 않아야 서민들 생활에 좋다고들 하지만 사실 서민들이야 한 철 벌어 한 해를 살아야 하는 철 농사, 장사꾼들일진대 겨울이 겨울답고 여름이 여름다워야 더 신이 날 일이다....
최원현
겨울 나그네 2018.01.22 (월)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백철현]겨울 나그네                                                          겨울강 한복판에서오래된 우산을 접는다빗줄기는 점점 굵어지는데처음처럼 하늘이 열리고나를 휘감아 흐르는 강물은이내 소용돌이치면서 저만치하늘이 맞닿은 곳으로 사라져 간다남은 길을 산다는 건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고질병 같은또...
백철현
박 선생 어머니 2018.01.22 (월)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김춘희]박 선생 어머니                                                             김 춘 희   거의 40년을 살았던 몬트리올을 떠나 밴쿠버로 완전히 이사 오기 까지 족히 3년은 걸렸으리라. 살던 집을 팔고 임시로 아파트에 살면서 일 년에 두세 번 밴쿠버 사는 아들 집을 왔다 갔다 했다. 그래도 남편이 가고...
김춘희
기쁨이 슬픔에게 2018.01.22 (월)
기쁨이 슬픔에게 이원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나는 너였다.우리는 한 배를 타고 났다어느 봄날, 너와 나동산에 활짝 핀 꽃 구경 가다가진흙탕에 넘어졌다. 미끄러졌다.너는 엎어져 진흙탕을 내려다 보며여기 비를 내린 하늘을 원망했지만나는 엎어져 하늘을 올려다 보며푸르게 깔깔 웃는 심술쟁이 뭉게구름을 보았다.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착실하게 쌓아 올린 명예, 재산, 지위의 상실태산도 들어 움직일 듯한 젊음의 소멸친구의 배신, 가난의...
이원배
진안대군 2018.01.17 (수)
진안대군이현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연말 연시를 맞이하여 본인의 뿌리를 돌아 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 생각 된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특히 이민 일세대인 경우는 우리 자신이 앞으로 캐나다에서 뻗어 나갈 우리 후손들의 시조가 되는 셈이기에 말이다.족보(族譜)의 사전적 의미는 한 족속의 계통과 혈통 관계를 밝혀 놓은 책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이민 초기 애들이 학교에서 가족의 뿌리에 대해서 설명하라는...
이현재
캘린더 2018.01.17 (수)
오정 이봉란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캘린더 한 장을 넘기면 꽃이 피었다 새가 울었다 캘린더 한장 또 한장을 넘기면 바람이 불었다캘린더 한장마다 웃고, 때로는 울고, 허전해 하던 지나간 얼굴…착하게 부지런하게 참되게 그리고 행복하게…밤마다 내일과 다짐한 캘린더캘린더에는 언제나 한장뿐인 오늘과 두툼한내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정 이봉란
배꼽 2018.01.17 (수)
배꼽박정은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한국에서 십여 년을 분만실 간호사로 일했었다. 분만 중에는 많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위급한 게 탯줄 문제이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한 몸으로 살지만, 사실 둘은 서로 붙어있는 게 아니라 겨우 가느다란 탯줄 하나로 연결돼 있을 뿐이다. 즉, 아기에겐 이 탯줄이 유일한 생명줄인 셈이다. 그런데 이 탯줄이 꼬이거나 눌려 막히게 되면 몇 분 안에 아기의 심장이 멎는, 그런...
박정은
비누 사랑 2018.01.08 (월)
비누 사랑                                          권순욱     지난 5월 교회에서 마련한 효도 관광을 다녀오면서 받아온 선물 중에 요즘 내가 애용하는 것이 세숫비누이다. 그 비누를 사용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보니 비누의 원형은 점차 변하여 처음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다. 타원형을 이루고 겉에...
권순욱
'그래도' 섬 2018.01.08 (월)
' 그 래 도' 섬                          늘 물     남 윤 성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잊혀진 자들이 찾아가는  섬이라 한다.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버려진 자들이 찾아 가는  섬 이라 한다. 생의 밀물 한떼 들어 오기도 하고  생의 밀물 한떼 나가기도 하고 들고 나고 하는 가운데   잊혀진 자의 입에  헛된 것...
남윤성
달랑 한 장 파리한 모습으로 달려있는 2017년 12월 저녁,   한줌이나 될까 몰라 마른 꽃잎 같은 아흔 여섯의 내 어머니 고관절이 부서져 응급실에 드셨다.   ‘우리주님은 내 기도를 잊으신 것일까 왜 나를 안 불러 가시는지’ 꺼질 듯 가물거리는 가슴 말에 내 사지가 말라가는 듯 아프다.  오래 사는 일이 그토록 미안해 할 일인가! 너무 오래 살아있다 늘 미안해하시던 어머니 그 모습 안타까워 함께 우는 12월의 어둔 저녁 아무도 모르는...
추정 / 강숙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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