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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가는 길목에 서서

이종구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10-03 15:19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수필

어제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올해 윤달이 들어서 엄마의 수의(장례에 입히는 베옷)를 해 놓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얼마씩 돈을 내자는 것이었다. 흔히 옛사람들은 윤달이 들어있는 해에 수의를 준비해 두어야 좋다고 했다

피안으로 떠나려고 준비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예로부터 나이 일흔은 고희라고 불리우지 않았는가? 어머님은 이보다 훨씬 넘으셨고 나는 이것의 절반의 이르니 사람의 수명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분명 인생에 있어 되돌아 가는 길목에 서있음을 안다. 이미 유턴하여 원래의 출발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달리기의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이 가까이 보인다. 정상분포 곡선으로 보면 틀림없이 내려가는 방향이다. 하루하루 삶이 정지된 X축 평면으로 떨어져 가고 있으리라!

어느 목사님이 인생 70년을 24시간으로 계산하니 35세 사람은 오후 3시에 와 있고, 45세면 하루 일과가 끝나는 5시45분 인생이란다. 50세이면 저녁을 먹는 6시요. 55세는 8시8분 빨리 자는 사람이면 벌써 자리에 누울 준비를 할 시간이란다. 세월의 흐름을 아쉬어 하는 마음도 가속이 붙어 삼년이 하루 같은 것이다. 누군가가  나이에 비례하여 달리는 속도도 그렇게 느껴진다고 한다. 나는 현재 시속 65km로 달리고 있는데, 어떻게 그리 하루가 빨리 돌아오는지 모른다. 내처와 농담하기를 시간이 월월거린다고 (월요일이 왔는가 싶으면, 금세 다음날이 월요일같이 느껴진다고…)

어느 선배는 말하기를 “오늘을 허송하는 사람은 내일도 역시 허송하기 마련이며, 오늘을 성실하게 엮어가는 사람은 내일도 성실할 수 있으며, 유일한 인간사에서 오늘 하루만큼 귀중한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갈길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인생길에서 서산에 해가 지는 것을 원망하는 나그네가 되지말자고 다짐해 본다. “어둔밤 쉬오리니” 찬송을 생각하며, 한번밖에 없는 삶을 보람있게 살도록 노력해보자. 왜! 오늘이 나의 마지막 종착역이 될지 아무도 모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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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숙
가을 산사에서 2017.10.13 (금)
가을 산사에서 하룻밤을 재샌다깊이 잠든 별도 쳐다보고솔숲에서 이는 바람 소리도 들으면서큰 스님의 이야길 듣는다내 진작 어려서부터 중은 안 되더라도절을 가까이 하면서 살았더라면 스님의 깊은 언저리라도 배웠을 것을밤 깊어 스님은 풍경 속으로 잠들고슬프도록 적막한 고요 속에서나는 홀로 귀 세운 짐승처럼어디선가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산이 우는 소리를 듣는다오늘 밤은 이 산사에서 귀를 뉘이고내일은 또 어느 곳에 가서 잠들...
이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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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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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구
가을을위한시 2017.10.03 (화)
비바람몰아친후 가을이내려왔습니다 초록잎새를누비던볕살도사위고 배반의장미도이울었지만 정적깃든뜨락이 출가하는비구니같아 그야윈몸을어루만집니다 욕(慾)의머릿채를잘라내고 색(色)의청녹을닦으며 들끓던여름골을벗어나 더이상덜어낼게없는가비야움으로 산문(山門)에들어섭니다 바람의밀사에 등떠밀린잎새날아와 말강한산사뜨락에 마음심(心)자차곡입니다
김해영
이런 가을날 2017.09.29 (금)
바람이 잠자는푸른 가을 하늘은처음 당신을 만난 그날처럼마음이 두근거립니다바삐 지나가던 구름도 편안하게 쉬었다 갑니다떨어질 듯 흔들리던 잎새도 조금 안심을 합니다안간힘으로 버티던 깃발도 잠시 숨을 돌립니다이런 가을날은지루하지 않은 좋은 친구를 만난 듯함께라서 기분 좋은 친구를 만난 듯언제라도 웃음 주는 친구를 만난 듯그런 마음입니다 바람이 쉬는 날맑은 가을 하늘은우연히 당신을 보았던 그때처럼가슴이 콩닥거립니다
나영표
그녀는 밴쿠버의 한 사립 지역사회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이었다. 이 학교의 다른 대부분의 교사들은 15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하나의 반을 맡아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전 과목을 모두 가르치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그녀는 한 번도 하나의 반을 맡아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이 나이든 이민자인 학생들의 영어는 듣기와 말하기가 문제라는 것을 알고부터 그랬다.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학교 도서관 2층에 마련된 러닝센터에 오면 그녀와...
박병호
녹색꽃양배추 2017.09.22 (금)
보리꼬리 이천 원 경산, 자인 장 할머니가 파는 거란다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 한 장 그 속에 꼬리 달린 보리 된 줄 모르고 조그맣고 낡은 플라스틱 소쿠리에 짝을 지어 물든 꽃봉오리 뭉치 수줍게 푸르른 녹색꽃양배추 보루바꾸 꼬리표까지 달고 있다 남의 나라 말소리 참 재미지게 따 온   할머니 글씨체는 정겹고 또 맛깔스러워 좌판 위 저 보리꼬리 자꾸만 살아나 실시간으로 싱싱해진다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한 그 할머니 손가락 마디마다...
강은소
우렁 할머니 2017.09.15 (금)
할머니는 내게 항상 친절 하였다. 언제나 보아도 남자들이 입는 밤색 재킷에 두터운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일흔을 훌쩍 넘어 여든에 가까운 나이였으나 등과 허리도 구부정하지 않아 꼿꼿한 자세로 일관 하였다. 짧게 잘라 뽀글뽀글 파마한 할머니들과는 달리 하얀 머리를 단정하게 가르마타서 쪽지은 머리가 남 다른 인상을 풍겨 주었다. 젊어서는 한 인물했을 법한 단아한 얼굴로 복사꽃같던 처녀 시절과 새 각시때를 저절로 떠 올리게 하였다....
오인애
초가을 2017.09.15 (금)
마로니에 가지 사이로 소슬바람 지나네요   어스름 강둑 위에 낙엽이 구르네요   귀뚜리 애틋한 울음 위로 달이 뜨네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을이 오고 있네요.   친구 있는 먼 그곳에 내 마음 서성거리네요     Early Autumn     Through the maronnier branches A cool wind is passing   On the dusky river bank Fallen leaves are drifting   Over the crickets ardent chirp The moon is rising   Slowly, oh, so slowly Autumn is coming   A friend far far away, and there My...
안봉자
어렸을 때는 달걀귀신의 공포를 느끼며 자랐다. 시골 태생 어린이들은 특히 그랬다. 달걀귀신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위키백과에 나타나는 달걀귀신은 대한민국에서 소문으로 퍼진 요괴의 일종이다. 계란에 가느다란 팔다리가 붙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거꾸로 물구나무서기를 해서 걷는다. 걸을 때 머리를 바닥에 대고 걷기 때문에 "통, 통, 통" 소리가 난다. 거꾸로 걷다 보니 화장실 문 아래 틈새로 음흉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이런 달걀귀신도 있다...
이종학
밴쿠버에 이민 또는 유학 오는 사람들이 흔히 듣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사람 조심하라는 것. 특히 모르는 사람인데도 친절하게 다가와 타국에서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는 자는 십중팔구 사기꾼이며, 이익이 있으면 ‘입의 혀’같이 굴며, 없으면 뒷마당의 ‘개밥그릇’ 팽개치듯 하는 자가 모두 한국인이란다. 그 중에서도 오래 밴쿠버에 산 사람들 중 일부는 텃세를 부리거나 매사 좋은 이야기보다 나쁜 이야기로 기를 죽이기 때문에 처음...
이원배
이른 아침 스프링클러를 들고 잔디밭으로 나서는 나의 마음은 몸처럼 무겁다. 일찍 일어났으니 잠에서 덜 깨어 몸은 빠릿빠릿하지 못하다. 하지만, 마음의 중압감은 다른 곳에서 온다. 누렇게 타들어 가는 잔디를 보면 심란하다. 봄내 애써 가꾸어 가지런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던 잔디가 여름의 건조하고 뜨거운 햇볕에 죽어가는 모습이라니. 이런 잔디밭을 보고 있으면 애써 쌓아 올린 탑이 허물어지는 느낌 같은 일종의 허무감이 밀려온다....
그래그 여름은 작열했을 뿐장미 한 송이 피워내지 못했다시뻘건 가시들만 앞다투어 속살을 뚫고 나왔다   입 벌린 독사의 송곳니   그랬다부끄럽게도 그랬다   불거져 나오는 것들이 가증스러워 장미는 쫓기듯 사막으로 떠났다   시를 앓았고손가락을 잘랐고 철철 흐르는 검붉은 오열 마중물인 양 탐닉했다    그랬다파렴치하게도 그랬다   해 질 녘 가시투성이 지친 선인장을 만났고사막에서 아스라이 수평선을 품었다...
백철현
해마다 이맘때면 아득한 고향의 여름 밥상이 그리워진다. 제철 채소와 집에서 담근 장으로 정갈하게 만든, 몸과 마음을 다스리던 밥상이었다. 보리밥에 아욱국, 노각 무침, 호박 나물, 간 고등어 찜, 통밀 칼국수---, 텃밭이 둥근 소반 위로 옮겨 앉은 소박한 차림새였다. 무더운 여름, 혀의 미각 돌기가 살아나는 강된장과 노각 무침으로 밥상을 차려본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며, 기억의 맛을 찾아서. 지난해보다 한 달여 늦은...
조정
엄마는 참향기로운 꽃이어요곁에만 있어도기분이 좋아져요엄마라는 꽃은시들지도 않아요갈수록 향기가더해만 가요.
이봉란
좋아하는 음식을 여유 있게 먹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며칠 전 저녁때 아들이 어려서 서울에 살 때 엄마가 가끔 해 주시던 메추리 알 장조림을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와 함께 이민 초기에 좋아했던 장어구이도 생각난다는 말을 했다. 밴쿠버는 한국보다 메추리 알 가격이 꽤 비싸고 알이 작아 다루기도 힘든 데다 아이들이 특별히 찾지도 않기에 수년간 아내가 메추리 알 요리를 한 적은 없었다. 다른 식구들이 좋아하지 않는 장어구이도...
송무석
종 소리 울릴 때 2017.08.25 (금)
연하디 연한 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무성해 지기 까지 어떤 열망이 저 나무들 뿌리로 부터  저리도 뜨겁게 북받쳐 올랐을까 그 긴 기다림의 끝, 종소리 울리면  오늘은 문득  어느 그리운 이의 가슴에 가 닿고 싶다. 저 종소리 사방 물결 무늬의 금빛 햇살 가루로 바스러져 사무치는 노래로 가 닿고 싶다. 그대 내 안 짙은 쪽빛 그늘 속 수수만의 금빛 햇살 가루로  어둠  밝혀 왔듯이 오늘 나 또한 , 영원한 안식에 이르는 참 사랑의...
늘물/ 남윤성
못 사기 2017.08.22 (화)
예쁜 액자 하나 걸려고 하니못이 없네.아침엔 늦잠 자서 못 사고점심엔 놀러 다니느라 못 사고저녁엔 가게 문 닫아서 못 사고덩그러니 누워 자는 시계 속 침만 바라보다 그냥 하루를 훌쩍 보냈네우리 집엔 일 년이 넘도록못도 못 사고 있네.
이봉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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