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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회복과 삼분법 원리

권순욱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08-14 11:25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수필

사랑의 교제가 충만한 공동체를 세워 가는 것과, 서로를 돌아보고 격려하며 의미 있는 관계회복을 이루어 가는 것이 공동체의 관건으로 대두됨에 따라 구성원 각자에게 담겨있는 관계의 중요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참으로 중요한 이슈로 대두 되고 있다.

관계의 회복은 결코 생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곧 우리가 지금까지 지녀왔던 고정관념의 패러다임(Paradigm)에서 그 틀이 옮겨질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엔도 휴샤꾸의 “참다운 나를 찾아서” 중에 ‘이분법보다 나은 삼분법 인생’이라는 내용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행복과 불행, 건강과 질병, 선과 악, 흑과 백, 부와 가난,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등의 대림 개념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이분법 사고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이분법 사고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극한 대립개념에 근거한 이분법 사고보다는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는 삼분법 사고가 인간의 삶을 훨씬 풍요롭게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내가 비록 미인은 아니지만 그렇게 못생긴 것은 아니며, 아주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것도 아니며, 큰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난해서 경제적으로 아주 실망적인 것도 아니라"는 식의 사고가 우리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흑백 논리보다는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는 중간 상태를 선택하는 것이 때로는 더욱 현명한 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의 형태를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한 여인을 끌고 와서 "돌로 쳐야 되느냐 말아야 하느냐" 하는 이분법 질문 앞에서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대답하시므로 이분법 함정에서 벗어나셨다.

그리고 바리새인들이 "세금을 가이사에게 바치는 것이 가하냐 아니냐?”는 식의 이분법 질문을 던졌을 때 예수님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란 이분법 질문을 무색하게 하셨으며, 마태복음에 나오는 십일조 논쟁에 대해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고 대답하시므로 이분법을 초월하는 삼분법의 원리를 보여 주셨다.  

우리는 이러한 삼분법 사고를 예수님의 교훈으로부터 터득하여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개인과 가정과 교회와 나아가 생활 속에서 접하는 이웃과의 관계를 보다 윤택하고 풍요롭게 살찌워 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서로를 돌아보며 무너진 관계회복을 정립하고 충만한 사랑과 교제를 통하여 이웃을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하는 것이 공동체의 사명이라면 우리는 기필코 이것을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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