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무식한 것이 있거나
병든 것이 있거나
때려잡을 것이 있으면
갈고 닦고 찌르고 조이고 하지
파렴치한 충치를 뒤엎어 땅을 고르는 시간이다
농사는 만인을 먹여 살렸지만
씹는데 드는 이빨의 각고는
벌레 만도 못할 때가 많다
열한 살 때
어금니를 뚫어 구멍을 낼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땐 옆에 계셨어도
이빨로 내가 돌아가실 것 같았다
건물 앞 육교에 던져졌던 충치의 보고서
그때부터 이빨을 상한 것쯤으로
신경을 뚫는 행위를 저토록
야만스럽게는 하지 않으리라 했던 행동수칙
지금도 치과네 의자에 앉아있다
염치가 없는 행동양식이
그 시절 구멍 뚫린 보고서를 다시 들추어낸다
수술 전
안마시술소 안락의자 같은 풍경이
교묘한 한 남자의 죽음을 불러올 것 같아
또 땅이 구멍 뚫리랴 저자세로 꾸부정하다
충치를 갈고 닦고 조이고 파내는
안마시술소 같은 의자에서.
병든 것이 있거나
때려잡을 것이 있으면
갈고 닦고 찌르고 조이고 하지
파렴치한 충치를 뒤엎어 땅을 고르는 시간이다
농사는 만인을 먹여 살렸지만
씹는데 드는 이빨의 각고는
벌레 만도 못할 때가 많다
열한 살 때
어금니를 뚫어 구멍을 낼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땐 옆에 계셨어도
이빨로 내가 돌아가실 것 같았다
건물 앞 육교에 던져졌던 충치의 보고서
그때부터 이빨을 상한 것쯤으로
신경을 뚫는 행위를 저토록
야만스럽게는 하지 않으리라 했던 행동수칙
지금도 치과네 의자에 앉아있다
염치가 없는 행동양식이
그 시절 구멍 뚫린 보고서를 다시 들추어낸다
수술 전
안마시술소 안락의자 같은 풍경이
교묘한 한 남자의 죽음을 불러올 것 같아
또 땅이 구멍 뚫리랴 저자세로 꾸부정하다
충치를 갈고 닦고 조이고 파내는
안마시술소 같은 의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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