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능선에서
허위허위 오른 능선에는
꽃 한 송이 없다
번민 같은 안개를 헤치고
아우성치는 자갈밭을 기어오르며
고되게 오른 능선에는
햇살 한 줌 없다
여윈 몸을 휘감아 도는 채찍바람뿐……
벼린 칼처럼 날캄한 능선에서
억새처럼 나부끼는 몸을 곧추 세워
먹구름이 몰려와
눈보라를 흩뿌려도 괜찮다
가슴이 옭죄고
손발이 저미는 한기가 몰려와도
까치발 딛고 서있는 정상을 향해 나아가리라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늘을 떨치고
기적처럼 살아온 삶의 7부 능선에서
기적처럼 살아갈 날을 동여매며
<시작 메모>
열심히 살아왔다고 굳게 믿었는데…
굳이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괜찮지? 스스로를 달래며 7부 능선에서 잠시 허리를 펴려는 찰라, 달겨드는 회초리 바람(암 발병 소식)….
맵다!
연기처럼 풀어지려는 마음을 동여맨다.
기적처럼 살아왔으니 또 기적처럼 살아가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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