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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남가주 - 징조의 시작?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7-29 09:20

친구가 페이스북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오후에 찍은 사진인데  로스엔젤레스 하늘이 벌겋다. 태양이 그 붉은  안개 속에서  백열구처럼 떠 있다.  또다른 지인도 로스엔젤레스 고층건물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역시 대낮에 붉은 하늘이다.  지난 주일부터 산불 연기와 재가 LA 하늘을 덮으면서  그 재는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빛을 잃은  태양을 육안으로 쳐다볼 수 있게  했다.

LA카운티 샌타클라리타의 ‘샌드산불’은 이번주까지  4만여 에이커를 태웠다.  주택 18채가 전소되고   1만가구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었다.  주민  1명도 사망했다.  소방관  3천명이 끔직한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지역 한인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바다가 가깝다는 로스엔젤레스가 화씨 99도(섭씨 37도),  내륙지방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로 가면 화씨 105도(섭씨 40.5도)를 넘나든다.  데스 밸리국립공원은 화씨 120도(섭씨48.9 )를 기록했다.  사막의 휴앙지, 골프천국이라는   팜스프링은  화씨 110도(섭씨 43도) – 골퍼 박세리가 이곳에 있던 집을 팔았다는데 아마 끔직한 더위도 원인일꺼다.   골퍼 소렌스탐 에게서 120만달러에 산 것을 110만 달러에 손해보고 서둘러 팔았으니.

기록적인 폭염은 신발밑창을 녹일 정도이다.  아스팔트에 눌러붙은 자신의 신발을 벗어보이며 일기예보를 하는 TV 기상캐스터도 있다.  주택가 수영장에는 날라온 잿가루들이 덮여있고, 차위, 앞유리창에도 밤새 쌓인 잿가루들이 풀풀 날린다.  

나무들이 불쌍하다.  지난  6개월간 물한모금 못먹고 저렇게 버티고 있으니.  가로수로 서있는 나무들, 프리웨이 주변에 심겨져 있는 크고 작은 나무들은  맨눈으로 관측해도 반이상은 말라 죽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비가 온다고 해도 나무들의 소생은 어렵다고 한다.  이 바싹마른 나무들이 불이 붙으면  불쏘시개가  된다.   순풍(?)까지 불어주어 산불은 기름부은 것처럼  폭발하듯이 번진다.  “이 산불은 살아있는 거대한 짐승같다. 불길은  화물열차처럼 달려가고 있다.”  LA 카운티는 이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빅서(Big Sur) – 중부 캘리포니아 해변의  아름다운 휴양지이다.  몬터레이  17마일즈 관광지 인근, 카멜시 남쪽의  주립공원에서  이번주 수요일부터 산불이 나며 최소한  20여채의 주택을 전소시키고 아름드리 나무들을 태우고 있다.  “저 산에 폭발할 수 있는 연료들이 잔뜩 있죠.  바짝 마른 나무들이에요.”  
 
명승지 빅서의 산불은 바다지역에서  습기가 적은 삼림지역으로  이동하면서   90채의 유서싶은 캐빈들을 위협하며 이지역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  진화작업을 하던 불도저 운전자가  사망했다.  LA카운티 북쪽  로스  파드레스 국립삼림에도 산불의 기세가 등등하다.  로스파드레스 삼림은 중부캘리포니아 포도재배단지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과거의 캘리포니아 산불시즌은 주로  9월에서  11월이었다.  그러나 극심한 15년가뭄이후 이제는1년 내내  산불시즌이 됐음을 삼림국은 경고하고 있다.  기상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이미  3천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어떤 이들은 극심한 가뭄과 함께 불타는 캘리포니아의 산들을 보며 ‘그 때 (the Time)’가 왔다고  흉흉한 민심을  SNS에 올린다.  

브렉시트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비슷한 시기에 떠오르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후보.  브렉시트나 트럼프나 모두 새로운 시스템,  세계구도의 새판짜기를  시도하는 시대적 요구에서 나온 현상들이다.  국수주의, 고립주의, 반이민의 정서를 같이하는 영국과 미국의 트럼프주의자들의 연합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에 때맞춰 영국을 방문해  자신의 골프장 개업식에 참가한  트럼프의 행보도 이들 연합과 관계된 것이란다.  ‘하나의 세계정부에 맞서는 말세의  깨인 자들’ –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공통점이라는 ‘예언’이다.  말세적 각본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겪는 범상치 않은 ‘징조’들은 많다.  동성결혼의 만연,   인터넷 SNS의 문화점령에서 때아닌 포키몬 유령찾기에 나서는 ‘유령’들,  그리고 대량살인  -  프랑스에서 트럭으로 돌진하며 축제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을 깔아죽이고,  일본에서는 칼로  19명의 장애자들을 난도해 죽이고,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식사를 즐기던 어린이들을 무차별 총격살해하고,  게이 나이트클럽에 들어가 49명을  장난치듯  쏘아죽이고,  성당에서 예배를 인도하던 신부를 참수해 죽이고 … 굳이 말세론자들이 외치지 않아도 이세상이 전과 같지 않음을 일반인들도 실감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에는 거리마다 홈리스들의 텐트가 늘어나고,  정부는 별다른 대책도 없고,    부자들은 고급 콘도와 아파트 건설분양에  전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산불과 관련해  어떤 종교인들은 캘리포니아 땅이 저주를 받고 있다며  ‘회개하라’를 외친다.  말세이건,  말세의 시작이건, 아니면  역사상 어느때나 있던 재난의  계속이건,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시대가,  그리고   인류가  예측불가의  방향으로  폭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LA통신  2016년 7월 30일 김인종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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