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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유권자는 한인후보만 찍어야 하나?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6-10 15:55

강석희, 최석호 - 남가주 한인사회 정치계의  대표선수들. 한인들과 중국계가  몰려 있는 오렌지카운티 부촌 어바인에서 두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시장직을 했다. 한국에서 정치인들이 오면 으례 이들 시의원, 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가야 남가주 방문 흔적이 남았다.  강, 최 두분이  동네 시장직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주무대에 등장하기 위해 이번 예비선거에 주 상하원의원에 각각 도전했다.

모두 낙선. 다른 후보들이 부러워 할만큼 한인사회에서 캠페인 후원금을 많이 모으며 주목을 받았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어바인 시의원, 시장을 거쳤던 강석희씨는 가주 상원 29지구에 출마했고, 역시 똑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자리를 지켰던 최석호씨는 가주 하원 68지구에 도전하며 이번주 6월7일의 예비선거에서 다른 공화, 민주후보들과 승부를 벌였다.  민주당 강석희후보는 26%의 표에 그치며  중국계 공화당 링링 챙의 45% 득표에 완패를 당해 3위에 머물렀다.  11월의 결선투표는 득표수 1위 공화당 링링과,  득표수 2위  민주당 조쉬 뉴만이 맞붙게 됐다. 주하원  68지구에서도 최석호후보는 득표율 19.5%로  3위에 그치며 민주당 후보 션 제이 파나히와 공화후보 해리시두에게 결선행 티겟을 내주었다.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이 포함된 53지구 가주하원에 출마한 케빈 장후보도 득표 3위로 결선진출에 실패했고, 주하원  25지구 최태호후보 최하위, 주하원 60지구 출마 박건우후보도 큰 차로 떨어졌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구라는 한가지 근거만을 가지고 출마하고, 영어 화술의 약점을 보완하지 않으면서, 한인사회에만 기웃거리는 많은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한인 유일의 여성 현역 주하원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영 김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후원금 1백만달러 이상을 모으며 모금액수에서 상대편 후보들을 압도했던  공화당 후보 영 김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47%의 득표율(2위)로 11월 결선투표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득표율 53%(1위)의 민주당 샤론 커크 실바와 힘든 싸움을  하게 됐다.  2년전의 현역이었던 샤론 커크 실바의원은 영김에게 의석을 빼앗긴 후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노력해 왔고 이번 예비선거에서  득표 1위로 돌아왔다. 영김 주하원의원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한인사회에 감사”했지만 이제는 한인사회보다 주류사회 지역구에 더 많이 얼굴을 비쳐야  할 때라고 주변 정치 관계자들은 조언한다. 

영 김 주하원의원의 남편으로서 오렌지 카운티 공화당 중앙위원회 대의원에 출마했던 찰스 김, 그리고 피터 김도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 낙선 한인후보들의 한결같은 약점은 오직 한인 몰표에 승부를 건다는 점이다. 뚜렷한 정책과 비젼 제시를 통해 지역구의 다양한 인종과 이슈를  대표하는 후보로서 나서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핏줄" "한민족"이라는 인연에만 호소한다.  

미국의 대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시교육위원, 시의원에 이어 카운티 수퍼바이저로 당선되며 민주당 스타로 떠오른  한인 2세 정치인 제인 김 수퍼바이저는 이번 선거에서 주상원 11지구에 도전했다.  같은 민주당 스캇 위너 후보와 결선에 맞붙게 됐다. 득표율은 제인 김 44%, 스캇 위너 46%이다.  제인 김후보가 11월 결선에서 막강한 스캇 위너를 누르고 승리한다면 샌프란시스코 정치계에 또한번의 이변이 연출된다.

한국 위안부 인권문제를 주도하며 일본정부와 일본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연방하원 17지구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은 실리콘 밸리의 막강한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로 카나 후보와 결선에 맞붙게 됐다. 득표율은 38대 38로 타이를 이루고 있다.  혼다의원은 한인출신이 아닌 일본계로서  미국내 한인사회를 위해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정치인이다. 한인사회가 지원해야 할 모델 정치인이다.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연방의회 국방위원회를 맡고 있는연방하원 39지구의 에드 로이스의원도 이번 선거에서 60%의 득표율로 결선에서도 승리가 유력시 된다.  그도 한인사회가 밀어야 할 정치인이다.

미국에서까지 "단일민족 한민족" "우리가 남이가"라며 실속없는 한인정치 후보만을 뒷바라지 할 것이 아니라 한인, 타인종에 상관없이 진정으로 한인사회를 위해 일할 인물을 고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 이 정치인이 오히려 한인이 아닐 때 한인사회를 위해 거리낌없이 일할 수 있는 아이러닉한 이점도 있다. 

이번 예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젊은 유권자들 돌풍을 일으켰던 민주당 버니 샌더즈 후보는 43.2%의 득표로 예상밖의 선전을 했지만  55.8%의 득표를 한 힐러리 클린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힐러리는 미국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됐다. 

힐러리 후보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친한파로 만들고,  그녀에게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한인사회가 된다면,  혹은 (불가능하겠지만)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친한파 정치인으로 다시 키워낼 수 있는 한인사회가 된다면,  구태어 대통령후보로 (불가능하겠지만)  같은 핏줄 한인을 내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LA통신 2016년 6월 11일 김인종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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