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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좀 찾읍시다… LA한인부모들의 정성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4-08 14:21

인터넷 질문 : “미국 중부로 유학와서 공부하다보니 30을 훌쩍넘겼습니다.  이곳에는 한국사람도 많이 없어서 제 또래의 결혼적령기 남자를 찾기가 힘듭니다.  LA에는 결혼정보 교환하고 짝짓기 하는 행사들이 많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결혼전문 웹사이트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곳이 좋은지.  *** 라는 결혼 중매사이트가 괜찮은지요?”

답: “매취 사이트가 여러개 있습니다.  돈을 지불해야 상대방 정보를 볼 수 있는데 여성들은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네요. 여성회원들이 많아야 남자들이 꼬이니까.”
“회비만 몇백달러씩 하고 며칠에 한번씩 상대방을 추천해 줍니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게 되면 또 추가요금.”
“여자들은 사진을 올리지 않으면 전혀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용모가 받쳐주면 조금 몰려들죠.”
“지금 미국 시골에 있다고요?  빨리 LA로 오든지 거기서 미국사람하고 사귀든지 결단하쇼.”  
“꼭 한국남자여야 합니까?”
“저 45살 남자입니다.  제 이메일 주소입니다.”

´오렌지 카운티 한인 중심지 어바인에 위치, 초혼, 재혼 배우자 만남의 정석, 전문인 명문대 회원보유…초혼 재혼 무료상담´ ´ 결혼정보회사 **LA지사가 한국사위, 한국며느리를 찾는 교포사회에서  2016년 6월 북가주에서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혼적령기 자녀들을 짝지어 주기 위한 ´청실홍실´모임이 3월13일 옥스포드 호텔에서 열립니다´….위의 내용들은 LA 한인사회의 다양한 결혼정보회사, 결혼주선 단체들의 활약(?)상황이다.

3월13일 LA코리아타운 옥스포드 팰리스호텔.  ´청실홍실´ 모임.

아들들은  푸른색 명찰에 번호를 적었고,  딸들은 붉은색 명찰이다. 
사회를 보는 정모씨는 마태복음 7장 7절을 인용했다.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라…좋은 사위를 얻기 원하십니까? 그러면 찾아야 합니다!”

아들 소개는 어머니가 한다.  아들을 앉혀 놓고 일어선 어머니는 마이크를 잡고 말한다. “제 아들이 올해 30살입니다.  책임감이 강하고 부지런해요. 대학원 공부하면서 일하고 있죠.  이 아이 취미는 낚시, 하이킹그리고 독서입니다. 이 애는 다 가지고 있어요.  집도 한채 있어요.”  어머니가 아들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조금 멋적은 표정의 아들은 “한국말 잘 못해서 미안합니다. 영어로 할 께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아웃고잉하는 나이스 걸을 찾고 있습니다.  댓츠 이트.”

부모와 아들과 딸들은 각각 2분간의 소개시간을 가진다.  소개내용에는 나이, 직업, 교육, 취미, 종교, 그리고 한국말 구사실력이 포함된다.  이날 ´종합중매 모임´에는 LA인근 뿐 아니라 오레곤, 캐나다에서도 짝을 찾는 아들, 딸, 부모들이 왔다. 본인들이 못 온 경우도 많아 부모들이 아들, 딸들의 사진을 달고 왔다. 약 40명의 예비신랑, 신부, 그리고 부모들이 참석했다.  아들 딸들은 10여명,  부모가 30여명,  당사자들 보다는 부모들이 더 많다.  한 아버지는 아들 , 딸  두장의 사진을 달고 왔다.  모두 빨리 결혼을 시켜야 한단다.  

주최측이 준비한 뷔페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 관심있는 부모들이(아들 딸들은 쑥스러워 조용)  서로 자식들의 스펙을 비교하며 활발하게 얘기를 주고 받는다.  사진들도 서로 나누어 가지며 진지한 탐색전이 계속된다.   

의사이면서 천주교 부제인 김재동씨가  남가주 천주교 한인 종신부제 협의회와 2010년 추진해 설립한 비영리 결혼주선단체  ´청실홍실´이다.  “부모가 나서야 자녀들이 결혼합니다. 부모들이 먼저 만나 공감하고 친해지다 보면 자연스레 배우자감을 찾게 됩니다.”  

이번 4월에는 이 청실홍실에서 만난 두 남녀가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이 성사돼도  일반 영리회사처럼 거액의 사례비를 받지 않습니다.”  매년 3월과 9월  모임을 갖고 자녀의 결혼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자들을 찾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어머니는 38살 아들과 37살 딸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  잠을 못이룬다고 하소연한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요가를 하는 딸은  깨끗한 마음을 가진 남자를 원하고,  의료기계공인 아들은 일체 술담배를 안한단다.  한 치과의사  아버지는 결혼안한 두 아들이 41살, 39살이라며 모두 치과의사란다. 이 청실홍실을 통해서만난 1쌍의 부부는 올해 11월 아기가 태어난다.  이부부는 이 행사의 자원봉사자로 계속 일하고 있다.  밤 9시,  행사가 마무리 될 때쯤에는 몇몇 부모가  서로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자식들의 예비 혼담(?)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 행사소식을 LA타임즈가 로칼 탑기사로 보도했다.  결혼이  점점 버거워지는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의 중매결혼 전통이 미국의 한인사회에서 되살아났다며,  한인부모들의 자식 짝찾아 주기 열기를 소개했다.  LA 타임즈의 보도가 나가자 2세 한인들의 영어 웹사이트, SNS 에 큰 화제로 올랐다. 김재동 부제에게 여러 방송국에서 취재 문의도 왔다.  호주, 타일랜드, 멕시코에서도 연락이 왔다.  그곳에도 결혼을 하지 않은 한인 2세들이 그렇게 많단다. ´자식 결혼시키기´… 중이 제머리 못깍는다고,  이제 우리의 자랑스런 극성 한인부모들이 나서야 할 때인가보다. 

LA통신  2016년 4월 9일 김인종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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