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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의 버니 샌더즈와 한인표심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3-24 17:08

이번 수요일 오후.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 한복판 윌셔와 웨스턴길이 인파로 메워졌다.  수백명 젊은이들이  이 교차로의 유서깊은  윌턴극장 앞에 줄을 서며 늘어섰고, 각종 구호와 흥겨운 외침이 이어졌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서고 있는 버니 샌더즈상원의원이 이 극장에서 연설을 하기 때문이다.  

윌턴극장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콘서트를  자주 여는 곳으로 위치는 코리아타운에 있지만  다양한 인종들이 항상 좌석을 메우는 인기 공연장이다.   샌더즈가 도착할 즈음에는 코리아타운 이지역이 차량과 인파로 메워졌다.  하루 전날 팔린 샌더즈 연설장 티깃 2,300장은 매진되고 당일 이곳을 찾은 수백명 지지자들은 극장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샌더즈의  연설을 들었다.  몇몇 젊은 여성들이 웃통을 모두 벗어제끼고 테이프로 중요부분만 살짝 가린채 몸에 샌더즈 지지 구호를  적은채 활보한다.  한인 젊은 여성도 그 벗어제낀 그룹에서 꺼리김없이 길거리 사람들과 하이 화이브를 한다.  샌더즈를 지지하는 한인지지모임 회원이다. 

´버니 샌더즈를 위한 한인들´이라는 페이스북 단체방이 있는데 회장 이름이 낯익어 찾아보니 로스엔젤레스 거주 대학선배이다.   하바드대학 한인동창회장 활동도 하는 이 선배는  샌더즈에 홀 딱 빠졌다. 가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한인후보도 이 지지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자금 모금보다는 한인들이  예비선거에 꼭 참가할 것, 그리고 샌더드를 찍을 것을 캠페인한다.  “힐러리는 갈짓자 행보 정책을 보이고, 진정성이 없으며,  남편 클린턴과 함께 전직을 이용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월가 부자들과 친하며, 이메일등을 통해 국가기밀을 누설한 정치인”이라며 “반면에 버니샌더즈는 힐러리의 약점을 절대로 공격하지 않는 인품을 갖추고,  선거를 통한 혁명을 이룩할 21세기의 프랭클린 루즈벨트”라고 칭찬한다.  버팔로지역에서는 ´금강산´이라는 한식식당에서 돌솥비빔밥 파티로 샌더즈 지지 모임이 열렸다.   ´버니 샌더즈를 위한 아시안 아메리칸´이라는 지지단체도 있다.  버니를 지지하는 한인할머니의  모습도 등장한다.  이 할머니는 자기도 99%의 한사람이라는  사인을 들고 있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캘리포니아는 클린턴부부의 기반이 튼튼하다.   흑인표밭에서 샌더즈를 압도할 뿐 아니라, 라티노 유권자들 중에서도 58대 35로 우세하다.  그러나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캘리포니아의  힐러리 대  샌더즈 지지율은 48대 41로 그 간격이 많이 좁혀졌다.   연령별 지지율은 차이가 뚜렸하다.  18살에서 44사이의 민주당 유권자들은 63%가 샌더즈를 지지한다.  반면에 45살 이상의 유권자사이에서 힐러리가  64%의 지지를 얻고 있다.

샌더즈 후보의 젊은 지지자들로 북적대는 윌셔가를  걸어가는 한인들은 샌더즈를 신선하게 여기지만  후보지명에는  회의적이다.

“부자에게 폭탄세금을 물려서 복지정책으로 나누겠다는건데  기득권세력이 가만 있겠어요?”
“대학 학비 면제,  모든 분야에서의 여성평등을 주장하니까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짱입니다.”
“샌더즈는 사회주의자이죠?  개인 비즈니스를 주로 하는  한인들에게는 거부감이 있죠.”

지난 1월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후보 지지 65%,  샌더즈 지지 12% 로 나타난 바 있다.

샌더즈 후보의 주된 지지층은  백인, 그리고 젊은이들이다.  백인인구가 다수인  유타, 아이다호, 미시간주 등에서는 샌더즈가 승리했지만  애리조나, 네바다주등 인종구성이 다양한 주에서는 힐러리가 압승을 거두며 대의원수 확보에서 1,214명대 911명으로 힐러리가 3백명이나 멀리 앞질러 나가고 있다.
힐러리는 그야말로 기존의 자리잡은 세력,  기득권의 지지가 확실하다.  클린턴 대통령시절의 지지세력에서  이번 오바마대통령의 지원자들도 힐러리 편에 서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제임스 브라운 주지사가 힐러리를 지원한다.  클린턴의 후광을 업고 헐리우드에서의 지지율도 전폭적이다.

이번주 힐러리 선거자금 모금 파티가 캘리포니아 부잣집들에서 잇달아 열렸는데 , 그중 하나는 헐리우드의  인기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의 집에서 열렸다. 

버니 샌더즈가 열심히 외치고 다니지만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에 불과해,  미국 주류에게는 먹히지 못하는 메아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샌더즈와 마찬가지로 정치판 아웃사이더로  광대모습으로 출연했던 도날드 트럼프는 뜻밖의 인기몰이를 하며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거의 다가섰다.  공화당 주류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것에 대비해 전당대회에서 이를 막아보는 숫자싸움도 계산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 한인들은 10명중 9명은 트럼프를  ´자격미달´로 평가하면서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는 한인들까지도 트럼프 대신 ´할수 없이´ 힐러리에게 투표하겠다고 한다.

한인 유권자들에는  당이 없는 무당파가 가장 많다.  2015년 말 현재 캘리포니아의 한인 유권자는 14만 3천여명이다.  이중 민주당이  5만6백여명으로  35%, 공화당이 26%로 3만7천여명, 그리고 당이 없는 무당파가 5만6천여명으로 39%에 이른다.  주전체 모든 유권자의 민주당, 공화당 비율은 43% 대  29%로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우세주이다.  한인을 포함해 캘리포니아는 힐러리에게 갈 것이다.
이번주 공화당 대선후보  광고물에서 도날드 트럼프 부인의  요염한 누드모델 모습이 공개됐다.  “차기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라는 부제가 달렸다.  결국 트럼프와 힐러리가 붙게 된다면 각종 폭로전으로 역사상 가장  낯뜨거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LA통신 2016년 3월26일 김인종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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