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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 케어(老老 care)

김기연 nursekellykim@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3-23 14:28

노노 케어는 말 그대로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의미이며 예전에는 드물게 있던 일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90세를 사는 현실에서는 백세시대의 현상중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머리가 희끗한 시니어가 고령의 부모를 모시게 되는 가족간의 노노 케어에는 미리 고려해 두어야 할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시니어가 은퇴한 후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더 고령의 시니어를 돌보는 사회적, 정책적 장치로써의 노노 케어는 가족간의 노노 케어와는 대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족내에서의 노노 케어의 어려움

60대의 시니어가 있는 가정에서 80대의 노부모와 30대의 자녀, 그리고 어린 손주들까지 화목한 집안일수록 4대가 함께 서로를 돌보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최저임금의 상승과 육체적 노동에 대한 일의 기피현상은 가정내에서 일하는 가사, 간병, 육아도우미의 시간당 비용 부담을 계속 높이고 있습니다. 고용의 불안정은 가족을 위한 일정수준의 경제적 수입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고 비정규직의 증가는 부부 모두 일을 해야 일정 수입을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시니어는 만성적인 자신의 지병을 관리하면서 가족을 위하여 노노 케어와 황혼육아를 맡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가족간의 노노 케어는 가족이 아닌 사람을 위한 간병과는 달라서 일정시간과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시니어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노부모의 건강이 한 사람의 간병으로 어렵게 되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건강하고 젊게 느껴지는 60대의 시니어라고 하더라도 장기간의 간병이 필요할 때는 자녀와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령인 노부모를 돌보던 시니어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큰 노인과 작은 노인을 함께 돌보아야 하는 자녀에게는 더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정이 아니라 시니어홈(senior home)에서 독립적인 생활(independent living)을 하다가 간병인이 필요한 도움생활(assisted living)을 하게 되면 독립적인 생활을 하던 것과 비교하여 추가적으로 지불하는 비용이 상승하게 되고 그러한 이유로 다시 가족의 집으로 돌아오게 되기도 합니다. 노인의 만족도는 개인 간병인을 쓰더라도 원래 살고 있던 가정이나 시니어홈에서 계속 거주하는 것이 가장 높지만 장기간 그러한 비용을 감당할 만큼 노후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정금액으로 장기적인 의료관리까지 가능한  간호사가 상주하는 요양원(nursing home)으로 옮기기도 하는데 정신적, 신체적 장애가 심하지 않은 노인의 경우에는 중한 상태의 노인이 많은 요양원으로 입소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므로 적절한 시기에 갈 수 있도록 신중히 결정하여야 합니다.  

가족간의 노노 케어에는 여러 어려움들이 있지만 돌보는 일을 하는 작은 노인의 건강을 다치지 않도록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고령인 큰 노인의 행복도 유지하면서 가정의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나중에 더 힘들어 질 때 한꺼번에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작은 노인의 건강을 다치지 않도록 그리고 큰 노인의 안전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힘들때마다 자녀와 간병인 또는 사회적인 노노 케어의 도움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사회적인 노노 케어의 긍정적인 효과

정해진 시간과 기간이 없는 가족내의 노노 케어와 달리 봉사측면이 강한 사회적인 노노 케어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보고되어지고 있습니다. 노노 케어의 결과로 노인의 우울이 감소하여 자살률이 줄어들고, 노인의 안전에 대한 향상으로 실종노인이 줄어드는 눈에 보이는 결과외에도 노인의 행복과 관련하여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정기적으로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방문해 준다는 것 자체가 행복감을 증가시키며, 자녀들이 모두 일하러 나간 낮 시간에 혼자있지 않음으로써 외로움의 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나눔과 베품은 다른 무엇이 줄 수 없는 행복과 건강을 주며 적은 수입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으로 인하여  케어를 담당하는 시니어에게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한국은 국가의 노령 연금제도가 시니어의 기본 생활을 보장할 정도까지 이르지 못하여 적은 수입이 의미가 있지만 밴쿠버에서는 차량유지비 정도의 수입보다는 일의 보람에서 노노 케어의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노노 케어가 일시적인 수준에서 머물지 않으려면 한인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중에서 노노 케어의 연결을 원할히, 체계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인 지원아래 실행할 수 있는 단체가 있어야 합니다. 독거노인, 우울한 노인, 낮시간에 혼자 거주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치매를 앓고 있지만 집에서 거주하는 노인, 가족내의 노노 케어로 힘들어하는 가정을 중심으로 건강한 시니어가 주기적인 방문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입니다.

예전과 달라진 세상에서 누군가는 필요한 일에 대하여 생각하고 시작하여야 합니다. 밴쿠버가 한인 시니어가 살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하여 노노 케어에 대하여 생각하여야 하고 가까운 시일내에 지역사회적 지원이 시작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가족간의 노노 케어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 줄이기 위하여라도 지역사회에서 제공할 수 있는 체계화된 노노 케어를  밴쿠버 한인 사회에서 미리 준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김기연의 노인간호
칼럼니스트:김기연| 무료상담:(604)422-8777
Homepage:www.bcKeystone.com
  • Registered Nurse
  • BC Keystone 대표
  • 김기연 간호사(RN) , 호주 보건학 석사
  • nursekelly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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