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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육아와 시니어의 건강(1)

김기연 nursekellykim@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3-09 11:48

아이를 보살핀다는 것은 본인의 자녀를 돌보는 젊은 부부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므로 자녀의 아이를 봐주어야 하는 황혼육아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며,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하여 더 많은 나이에 황혼육아를 하는 것은 시니어의 건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손주를  육아함으로써 겪게 되는 자녀와의 갈등을 포함한 스트레스는 시니어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과중한 피로를 경험하게 되면 새로운 질환이 유발되거나 지니고 있던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게 한다면 ´가족을 위하여 아직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고 손주의 재롱을 보며 순간순간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황혼육아의 필요성>

결혼한 여성이 육아휴직제와 탄력근무제를 요청하기 힘든 직장에 근무하거나, 근무여건 변경을 신청할 수 있는 직장에 재직중이라 하더라도 경력단절을 우려하여 스스로 근무를 조정하지 않으려 한다면,  출산 후 짧은 기간의 휴가후에 직장에 복귀하게 되며 육아도우미, 영유아를 위한 데이케어, 황혼육아중에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시간당 베이비시터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에 대한 책임이 더 많이 요구되므로 만 2세이하의 아이를 엄마가 직접 돌볼 수 없다면 황혼육아를 가장 선호합니다.  육아도우미와 데이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을 하였더라도 부분적으로 황혼육아를 병행할 수 있으면 훨씬 안심이 되는데 그 이유는 경제적 부담외에도 해결해야 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아이를 이유로 직장에 양해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는 날에는 많은 아이들이 함께 맡겨지는 데이케어에는 보낼 수 없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아이가 자라면서 육아가 필요한 기간동안에는 가까이 살고 있는 조부모가 육아에 잠깐이라도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황혼육아에 대한 개인과 가족의 필요성에 더하여 사회구조적인 필요성은 국가별로 조금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 육아도움이 많이 필요하며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학원의 활용과 학원에서 제공하는 차량서비스로 인하여 육아도움의 필요가 줄어듭니다.  

캐나다에서는 육아휴직제와 탄력근무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수용적이어서 아기의 출산후 일정기간동안 부모에 의한 육아가 용이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더라도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는 등하교시에 보호자가 데리고 다녀야 하고 운동을 포함한 모든 과외활동에 참여하기 위하여 오고 가는 교통편을 부모가 책임져야 하므로 한국보다 더 오랜 기간동안 육아의 도움이 필요하게 됩니다.  

<황혼육아와 시니어의 정신적 건강>

황혼육아를 시작하기 전에 손주를 보살필 수 있는 사랑과 인내의 능력뿐 아니라  시니어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대수롭지 않게 육아를 맡았다가 생각했던 것보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고 돌봄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게 되면서 후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부부의 가치관이 황혼육아에 적극적인지, 소극적인지 또는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따라 육아를 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맡고 싶지 않은데 피할 수 없는 사정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경우에는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됩니다.  육아방식의 불일치로 자녀, 며느리와 갈등이 지속되면 정신적인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데, 책이나 인터넷에 소개된 그대로를 아이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엄마는 할머니의 오래된 육아법을 신뢰하지 않으려 하므로 그것으로부터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황혼육아에서 오는 여러 가지 갈등은 시니어의 우울증에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고 식욕저하, 불면증, 스트레스 증상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거나 사회활동이 줄어들면서 고립감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황혼육아를 시작하기전에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야 하고, 이러한 대화를 통하여 육아에 대한 역할분담과 시간분담을 명확히 해 두어야 합니다.  양육비와 충분한 휴식 및 휴가에 대하여 사전에 논의하고, 시니어가 힘들어할 때는 베이비 시터의 도움을 활용하여 육아에 대한 심신의 피로를 줄여드리도록 해야 합니다.  

육아를 하는 동안 계속 대화로 육아방법등을 조율하게 되는데 자존감을 세워주는 대화를 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머니께서 아이를 키워주셔서 아이가 이렇게 착하게 자라고 있네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지요?  ……  아이가 모르고 버릇없이 행동하지 않도록 버릇없다고 생각되실 때는 ´이렇게 하면 안된다´하고 아이에게 말씀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대화를 할 때 이와 같이 칭찬, 인정을 먼저 하고 육아에 대한 추가적인 부탁을 하게 되면 서로에 대한 정서적인 관계가 향상되므로 갈등이 현저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황혼육아는 가족을 더 가깝게도 또는 더 멀게도 할 수 있으며 시니어에게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자존감을 갖게 할 수도 있고 정신적인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황혼육아를 하는 사람이나 도움을 받는 자녀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감사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함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황혼육아와 시니어의 건강(2)은 3월18일자에 계속됩니다


김기연의 노인간호
칼럼니스트:김기연| 무료상담:(604)422-8777
Homepage:www.bcKeystone.com
  • Registered Nurse
  • BC Keystone 대표
  • 김기연 간호사(RN) , 호주 보건학 석사
  • nursekelly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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