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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자바시장 음모론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2-05 14:37

2016년 1월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 의류업체가 몰려있는 자바시장. 
한인 의류업체 ´바다로´ 앞에  대형트럭이  섰고  140여대의 재봉틀과 작업대들이 실렸다.  로스엔젤레스에서 30년 운영한 비즈니스를  뜯어  텍사스주 엘파소로 이전하는 날이다.  한인봉제협회 회장 최사장이 선두깃발을 들고  ´정들었지만 한많은 자바시장´을 뒤로 하고 새터전으로 향하는 날이다. 텍사스주 엘파소는 렌트비와 종업원상해보험료가 로스엔젤레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시간당  최저임금도 연방기준인 7.25 달러로  캘리포니아 주 최저임금 10달러에 비해  25%  낮다.  그 지겨운 노동법단속 급습도 없다(물론 노동법을 위반하면 당연히 단속되지만).

“지금 140대의 재봉틀이 LA를 떠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업체들의 720대 재봉틀이 엘파소로 향합니다.” 

또다른 탈출도 있다. 로스엔젤레스에서 4시간 거리의 라스베가스로의 의류업체 이동은 소리없이 신속히 진행됐다. 지난해 말부터 10개 한인 의류업체가 노스 라스베가스로 이전했다. 엘파소보다는 이전혜택이 덜하지만 그래도 정든 로스엔젤레스와 하루 생활권에 있다는 위안이 있어 이지역 이동은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바시장.  미국의 대표적 의류생산, 제조, 매매지역인 이곳에는 1,600에서 2,000여개의 한인업소가 있다. 지난 몇년간 계속된 노동법 단속과  종업원들의  오버타임 소송전,  그리고 올해부터 적용된 최저임금  10달러인상을 견디지 못해  재봉틀들의  탈출 LA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에 고층빌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간다.  고급 콘도 아파트 건설붐도  계속되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에서 현재 진행되는 아파트, 콘도 건설 유닛수는 1만4천개를 넘기고 있다.  2015년 1년간 다운타운 콘도가격은 14%가 올랐다. 다운타운 평균 콘도가격은  2015년에  49만달러를  넘기고 있다.  그칠줄 모르고 상승하는 주택가격과 그에 덩달아 오르는 아파트 렌트비에 따라  대형 부동산, 건축 투자자들의 자본이 다운타운으로 몰리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LA다운타운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부동산가치 상승의 기회가 높다고 투자자들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내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중국의 큰 손들도 다운타운 부동산개발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중국의 오션사이드 그룹이  10억달러를  들여  주상복합 콘도를올리고 있고,  그린랜드 그룹, 센젠그룹등도 거대 주상복합 건물 세우기에 나섰다.

호텔 건설도 한창이다. 대한항공이 객실  9백개의 73층 초대형 호텔을 건설하고 있다. 이미 골격은 다 올라갔고  내년에 개장예정이다.  다운타운의  스포츠 공연 종합단지로 자리잡은 스테이플 센터 주변에만 호텔 3개가 추가로 건설된다.  이중 르네상스호텔은 객실 450개, 20층의 규모이다.  투자자들은 다운타운에서 개발할 땅을 찾아 혈안이 돼 있다.

이 다운타운 동쪽 끝자락이 수많은 ´땀공장(스웨트샵)´이 밀집한 그 유명한 ´자바시장´이다.  수만명의 봉제노동자들이 재봉틀을 돌려대면서 옷들을 만들어낸다.  이지역의 길목을 메운 수천개 의류 도매 소매업은  LA의류산업의 상징이자 한인 경제의 주요 젖줄이다. 10여년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노동법 기습단속,  지난 수년간은 연방, 주, 시 연합 수사당국이  마약자금 반입과  돈세탁 수사를 되풀이 하면서  이지역 한인 의류업체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다.  왜 이렇게 봉제업체들을 못살게 굴까?  업주들의 의문이었다.

“정부, 건물주, 개발업자들이 한 팀이  돼 자바시장을 없애려는 거죠.  거기에 대형 호텔,  주상복합 아파트, 콘도가 들어서면 정부는 세금을 많이 걷고,  건물주는 땅값으로 횡재하고, 개발업자들은 엄청난 투자이익을 돌려받게 되죠.  그래서 소수민족 영세업으로 구성된 자바시장 의류업체들을 말살시키려는 플랜이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재봉틀에  생명을 걸었던 한인 의류업체들을 슬프게, 분노하게 하는  ´자바시장 음모론´이다.

LA통신 2016년 2월6일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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