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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트럼프의 ‘위험한’ 한 해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6-01-02 15:11

“유럽은 이미  뿌리내린 무슬림의 세력을  꺽기에는 늦은 것 같애요”

“동성결혼의 창궐은 우리 자녀들 세대의 가치관 혼돈을 초래했습니다.  힘든 시대를 살아갈 그들이 불쌍해요.”  

이집트에서 온 친구선교사와  로스엔젤레스의 일본타운에서 월남국수를 먹으며 들은 얘기중의 일부이다.  비슷한 톤의 얘기를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전까지 모든 무슬림의 미국입국을 막아야 한다. “

“인간생명에 대한 존중과  합리성이 없고 오직 지하드만  믿는 사람들에 의해, 무조건 미국인을 증오하는 이들에 의해  우리 미국이  무지막지한 공격을 받아  희생되지 않기 위해서”  “2차대전당시 루즈벨트대통령이 미국내의 일본, 독일, 이태리계 시민들에 대한 감금을 명령했듯이”  “나는 동성결혼에 분명한다.  그들은 결혼할 수 없어야 한다.  그들에 대해서는 기분이 편하지 않다”

이같은  미국역사에 없는 전례없는  차별적인 언급은 비난과 환호를 동시에 받는다.   조금  사리분별이 있는 지식인(혹은 스스로  지식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이민사회,  소수민족  커뮤니티 등은 트럼프를 정신나간 선동가로  몰아 부친다.  도대체 왜 그런 말을 내뱉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는 서슴없이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죽기때문에 ” 라고 답한다.  트럼프의  발언에 환호하는 그룹은  그가 정직하게 꾸미지 않고 미국 일반서민의  마음을 표현해 준다고 말한다.   ABC  TV와  와싱턴 포스트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들의  59%가 무슬림들의 미국여행이나 이민을 금지하자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다.

“그는 우리 속마음에 있는 숨겨진 의견을 노골적으로 표현해 이슈화합니다.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 미국 정치 시스템을 그는 깨울 수 있습니다.”  하바드대학 출신 남성 지지자의 말이다.  

미국 일반서민에게는 지금 두려움이 깊고 크다.  이집트에서 온 친구선교사가  지적한 내용들과   비슷한 맥락이다.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미국사회의 일반인들은 경제적인 박탈감과 함께 그동안  지탱해 주었던 기독교적 가치관,  자유시민사회의 보호막이 깨어지는 두려움에  싸여있다.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의 총격테러는 파리테러에 이어  막연했던 두려움들이 바로 자신가까이에 닥쳤음을 확인해 주었다.  “중동에서, 아프리카에서 무슬림들은 크리스찬을 보면 강간하고, 목을 베고, 교회를 불태우는데  왜 우리는 미국땅에 무슬림들이 들어와  회교사원을 짓고 자기네들 방식으로  사는 것에 대해 반대를 하면 안됩니까?”

게이 커플에게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웨딩케익 판매를 거절했던 업주부부에게  오레곤정부가 17만달러 벌금을 때리고 드디어 지난주에  강제로 이 업주의 은행잔고를 싹 털어간(본인들도 모르게) 사실은 많은 보수기독교인들을 놀라게 한다.   그들은  이제 미국이 더이상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유를 누릴 수 없는 국가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래서 트럼프가  승승장구하는 것이다.  잠시겠지, 곧 끝나겠지 하며 미 주요언론들이 우습게 여기던  트럼프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면서 이제는 공화당에서 더이상 맞수가 없는 독주를 하고 있다.

“주예수님, 트럼프 감사해요”라는 기독교인들의 지지 슬로건도 유명해졌다(이 슬로건이 결국은 예수님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의 지지세력은  ‘부자가 아닌 공화당원들,  교육수준이 낮고 투표를 잘 하지 않는 사람들,  민주당에 등록을 했지만 자칭 공화당 성향의 사람들,  그리고 미국 남부와 애팔래치안 산맥  인근주들,  북부 산업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번주 유수한 정치 여론조사 기관(The Civics)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예측과는 달리 공화당 여성들, 교육수준이 높은 부유층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서도 다른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었다.  라티노의 68%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그는 의외로 전반적인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가 보수 일반 미국인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다른 정치인들 처럼 인기있는 정보를 주지 않아요.  그는 자신이 실행할 정보를 줍니다.”  

그  미국인들의 마음이 경제적이건,  종교적이건  상관없이 바로 박탈감과 두려움이다.  그의 지지세력들의 지도를 그려보면 인종차별을 나타낸  지역별 지도와도   비슷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미국내 기존정치세력과 언론이  공화당 경선기간동안 트럼프의  몰락을 점치며 고대해  왔지만 완전히 오산이었다.  그는 독주는 물론 그를 시기하는 언론들로부터 매일 (미움의 ) 각광을 받으며 무료 광고효과도 톡톡이 보고 있다.  ‘위험하다’는  트럼프현상에서 나타난  미국의 민심이   2016년 3월1일 공화당 수퍼 투즈데이의   12개주 경선에서도 반영이 될지.  새해 미국의 큰 관심거리이다.

LA통신 2016년 1월 2일 김인종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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