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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여성, 어머니는 남성…혼돈의 시대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5-07-02 17:28

아버지는 남성.  어머니는 여성 – 이 단어들의 당연한 정의이다.

레즈비안 커플에서 입양한 어린이에게  학교 선생님이  무심코 아버지이름을 물었다.  그 어린이는 대답을 못하고 아버지는 없고 페어런트(parent) 만 있다고 했다. 선생님은 말을 잘 못알아듣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야 했다.  이 선생님은 어린이의 부모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레즈비안 커플에서는 아버지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남자 게이 커플에서는 어머니가 없다. 전통적(?)인 이치에 따르자면 어머니는 여성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이 커플의 입양자녀에게 어머니에 대해 질문을 하면  게이차별이 될 수 있다.  미국연방대법원이 결혼에 대한 정의를 뒤엎으면서 언어 혼돈이 시작됐다.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정의도 헷갈리기 시작한다.  남편? 부인? 남편은 남자이고 부인은 여자이어야 한다는  단어의 정의도 어지럽게 됐다.  사전도 다시 써야 한다.

이집트에서 온 선교사 친구가 이집트내에 있는 기독교도 콥틱에 대해 얘기했다.  이집트 인구의 10%정도가  콥틱 기독교도들이라고 한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ISIS가 이들을 납치해 집단 처형했다.  이 끔직한 사건이후 이집트내의 여론이 콥틱 기독교들에 대한 동정론으로 전환, 확산됐다. 기독교인을 탄압하는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은 아직도 동성애자들을 돌로 때려 죽인다.  동성애자들을 처형하는 이슬람의 가치관과,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기독교 국가의 가치관 사이에서 혼돈이 온다.  

어느 목사는 이제  은혜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 그동안 흥청망청(?)하던 기독교는  핍박의 시대로 들어갔다고 한숨이다.  성경대로 동성애를 죄악이라고 설교하고 가르치다간 고발당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주의 하나인  텍사스주는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발표후에 주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결혼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을 권한이 있다고 발표했다.  주검찰총장은 동성결혼의 합법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에게  헌법상의 종교와 표현의 자유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 공무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연방대법원에 도전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9명이 미국인 3억2천만명의 가치관을 결정해 버린다고?  법원이 뭐길래 사람의 신념까지 억지로 바꾸려 하는가(토마스 모어 법률센터)?  격하게  반발하는  주, 시민들은 연방제(United States)에서 탈퇴해 개별 스테이트(a State)로 독립하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미국내 36개주와 와싱턴 DC가  동성결혼을 허가했었고  14개주가 반대하고 있었다.  반대하는 주들은 대부분 중남부 주들로 침례교, 공화당, 보수주민들이 많은  켄터키, 미시간, 아칸소, 조지아, 루이지내아, 미시시피, 미주리,  노스 사우스 다코타, 텍사스, 테네시, 네브라스카, 캔사스, 오하이오주등이다.

어느 어린이가 입양됐더니 동성애자 부부였다.  이 어린이는 성인이 돼 자신의 선택권이 없이 동성애 부모에게 입양됐다며 입양기관을  소송했다.  미시간주지사는 입양기관에서 동성애 커플의 입양요구를 거절하는 권리를 승인했다.  동성결혼과 관련한 여러가지 인생 케이스와 이에 따른 법적인 문제가 꼬이고 꼬인다.
미국 최초의 동성결혼 찬성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좀더 완전한 나라가 됐다’며 즐거워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결혼평등권에 대한 역사적 승리라고 했다.  공화당 대통령후보 마이크 허커비는 “비헌법적인 사법부의 독재”라고 비난하며 국민이 대법원의 폭압에 저항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LA 한인회장은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며 법원이 억지로 개인의 신념을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곳곳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논쟁을 벌이는 모습들도 비쳐졌다.  한인인권단체들은 소수계에 대한 권리의 보호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학교들도 비상이다.  말조심도 해야하지만 교과과정에 나온대로 동성애에 대해서 상세하게 가르쳐야 한다.  일부 종교단체들은 공립학교 교육을 거부하고 사립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교회는 동성커플의 결혼식장 사용요구에 대해 거절할 수가 없고, 교회직원 고용시에도 조심해야 한다.  미국장로교 한인교회 총회는 지난주  “복음주의 교단과  연대해 동성결혼 주례나 시설허용은  각교회 목사의 신앙양심에 따라 불허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텍사스주는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종교인의 입장을 보호하는 목사보호법을 의결했다.
한인교계와 결혼관련업소들은 교회, 업소 내규(mission statement)를 만들어  그에 따라 교회와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사규 문서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경우 소송이나 분쟁을 피해갈 수 있다.
이민국도  부부초청 이민을 남녀부부로만 제한하지 않는다.  남자끼리, 여자끼리 부부라고 하면 동성배우자 초청으로 이민수속을 받을 수 있다.  동성간 위장결혼을 통한 이민사기도 증가할 것이란다.

세상은  겉잡을 수 없이 바뀌어 간다.  연방대법원은 이번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이유 선언문에서  ‘법은 변화하는 사회와 여론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학자 돈 카슨은 이에 대해 말한다. “법이 바뀐다고 해서 신념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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