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어째 이런 일이….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5-06-05 17:00

‘어째 이런 일이…’하면  뜻밖의 나쁜 일,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기한  좋은 일이 생길 때도  ‘어째 이런 일이…’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에이미 장  올해  9학년이다.  오렌지 카운티  한인 밀집지역  풀러튼에 있는 트로이하이스쿨 학생이다.   9학년이면  이제 15살? 16살?  이 여학생이  이번주 LA 코리아타운 초등학교 의 가난한 학생  155명에게 새 신발을 사서 나눠 주었다.

YHS(Youth Hope Summit) – ‘청소년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이라는 슬로건으로 에이미가 만든 단체이다.  “YHS는 우리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힘을 주어서 그들이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은 내일을 가지도록.”     “배고픔은 어떤 한 때에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연중으로 음식을 모으는 이유입니다.  하루  오후 한나절만 시간을 내셔서 서빙을 도와주세요…”   
에이미는 자신이  받은 것도 많고 누리는 것도 많다고 생각해 왔다.  그녀는 감사함으로 이 많은 것을 나누어야만 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지난해  YHS 를 만들었다. 이웃 동네를 다닐 때 가난한 어린 학생들을 보며 신발생각을 했다. 그녀가 어렸을 때 새 신발을 가질 때의 행복함이 기억났다.  가난한 어린 학생들에게 신발을 사주자.  돈이 없었다.  

크리스토퍼 더플리.  마약중독자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시각장애와  자폐증을 가진  소년.   그러나 그의 음악적 재능이 발굴되면서 국가행사, 연주회,  교회행사 등에서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년.   소녀 에이미는  소년  크리스토퍼를  불러 콘서트를 하기로 했다.  에이미의 간곡한 공연취지를  들은   크리스토퍼  측은 흔쾌히 콘서트 요청에 응했다.   지난 2월 LA코리아타운과 풀러튼에서  공연이 열리고   수익금이  LA 1200달러,  풀러튼 3500달러가 모였다.

에이미의 출신 초등학교에 알아보니  17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있었다.  에이미는 이들에게 신발을 사주기로 하고 학교측과 통신을 오가며 아이들의 발 사이즈, 원하는 브랜드를 적었다.  이들 17명의  어린 초등학생들은 어느날  학교에 등교해  나이키, 콘바스등의 새 신발들을 선물받으며  기뻐했다. “어째 이런 일이 나에게…”
이번주 코리아타운 호바트 초등학교.   히스패닉 학생들과  한인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수요일 강당에 모인 학생들중 이름이 한명씩 호명됐다.  에이미는 자신이 직접 학생들의 이름을 쓴 신발상자를 학생에게 전달했다.  155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이날 새 신발을 받아들고 어쩔 줄 몰라했다.  “어째 이런 일이..”  - 15살 한인 여고생이 하고 있는 일이다.

요즘  LA에서 벌어지는 논쟁.  ‘생활임금’이냐  ‘최저임금’이냐.   1930년대 미국의 막노동자들, 청년들이 주급   6달러를 받고 살았다면 믿을까?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들 가난한 사람들의  임금실태를 알고 분개했다.  그래서 정한 것이 최저임금제이다.  당시 시간당 25센트.  쿼터  1개가 시간당 최저임금으로 책정됐다.  그래봐야  일당 2달러,  주급(주5일)  10달러이다.  당시 기업들과 보수정치인들이 이 최저임금제에  목숨을 걸고 저항했다.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소송을 걸었다 . 그러나  루스벨트대통령은 밀어부쳤고 대법원까지 올라간 이 싸움에서  루스벨트는 승리했다.  그가 내세운 주장이  최저임금은 인간이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임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기업주들은 매달  몇만달러씩 벌어대면서  최저임금 월 50달러에는 기를 쓰고 반대했었다.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다.

로스엔젤레스 시의회는 는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안을  이번주 확정 통과시켰다.  2020년까지 15달러까지 인상하는법이다.  내년  7월   10.50달러,  2017년  12달러등으로 순차적으로 인상한다.  시간당  15달러면  4주 임금   2,400달러이다. 에릭 가세티 시장은 시의회의  의결을 환영하고  “LA시가  빈곤에 맞서 싸우며 사회정의에 앞장서는 도시임을 다시 확인시켰다”며  즉시 법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대다수 한인 스몰 비즈니스 업주들은 한숨이다.  “어째 이런 일이…”

큰 기업들은 시큰둥하다.  그들은 기본임금이 오르면  그만큼 직원들을 잘라내면 그만이다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연봉 수백, 수천만달러  기업주들의 탐욕은  직원을 줄이는 기업원리에 아무런 부담감이 없다.   당장  타격을 받는 곳은 엄마, 아빠 가족운영의 스멀 비즈니스들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항상 가난한 사람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게 만든다.  

희망은 월가의  억만장자  부자들에 있지 않다.  앞으로의  세상은  에이미 장 같은 신세대들,  그리고 부의 나눔 철학을 과감히 실천하고 있는 젊은 기업인들에 의해 버티어 진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