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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5-05-07 13:03

40주 동안의 힘든 임신기간동안 기다려지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 분만의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산부인과에서 일하는 저에게도 들뜨고 신나기도 하지만 간혹 땀이 나기도 하는 일인데요, 이번 컬럼에서는 분만이 시간이 가까워 졌을 때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37주 이후를 시작으로 하여 416일 사이에 분만하는 것을 Term delivery (만삭 분만) 이라고 하며 42주 이후에 분만하는 것을 Post term delivery (과숙 분만) 이라고 합니다. BC 에서는 42주가 넘어가면, 예정일 이후 태반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될 것을 감안해 유도 분만을 권장하고, 41주 이후로는 초음파와 태아의 심장박동음을 이용하여 태아의 상태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지난 컬럼에서 언급했듯, 산부인과 응급실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3-5분 간격의 규칙적인 진통이 나타나거나, 양수가 터졌거나, 심한 출혈이 있거나 태아의 움직임이 현저히 줄어들거나 전혀 느껴지지 않는 등의 상황 에는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다른 의심 증상이 있을 시에도 전화를 하거나 응급실로 가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진통이 있어 병원에 갔다면 처음에는 임산부의 기본적인 증상을 확인하고 태아의 심작박동음을 청취합니다. 만삭의 상태고 임신 기간동안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청진기나 도플러로 간헐 청취하고, 임신 중독증이나, 조산, 다태 임신 등의 경우에는 태아의 심장박동음을 연속적으로 청취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하기도 합니다.

자연 분만의 경우, 자궁의 수축활동으로 진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 수축활동을 통해 자궁경부가 10cm 로 열리면 분만을 할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자궁경부는 길고 닫힌 상태로 8-9 개월간 임신이 지속될수 있도록 돕는 고마운 역할을 했습니다. 진통이 시작 된 후 자궁경부는 마침내 부드럽고, 조금씩 짧아지며 열리게 됩니다. 처음 부드러워지고 열리는 그 작은 변화는 짧게는 몇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한 진통으로 병원에 온 후 내진를 받았을 때에 자궁경부가 1cm 만 열렸다고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 없습니다. 열심히 자궁이 분만의 준비를 한다는 신호이니까요,.

진통이 시작되고 자궁경부가 3-4 cm 정도 벌어질 때까지를 early labour 라고 합니다. 이 때 극심한 진통으로 혹은 심신이 지쳐 입원을 원하는 여성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early labour 때에는 입원보다는 진통을 가라앉힐 수 있는 약물치료나 정신적 서포트를 이용해 active labour 가 될때 까지 좀더 자연적인 환경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권합니다.

저희가 주로 이용하는 진통제로는 Morphine 주사가 있습니다. 모든 통증을 다 없애주진 않지만 임산부가 좀 더 편안하게 early labour 의 통증을 견디고 휴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약물로 많은 분들이 좋은 효과를 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따뜻한 목욕이나 샤워, 마사지 등이 있습니다.

Early labour 가 지난 후 마침내 active labour 가 시작 되었다면 산부인과 분만실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때 저희 산부인과 의사 팀을 또 만날 수 있습니다. 주로 산부인과 전문의, 레지던트, 그리고 의대 학생이 한 팀으로 일을 합니다. (조산사/산파 (midwife) 와 함께 하는 임산부들은 병원 밖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다가 나중에 입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Active labour 가 아니더라도 양수가 진통이 오기 전에 터졌거나, 다른 의료적인 이유로 인해 유도 분만이 필요한 경우에도 분만실에 입원하게 됩니다.

분만실 입원 후에는 임산부 한 명당 간호사 1 명으로 짝이 이루어 집니다. BC 내의 대부분의 분만실이 다 개인실이며, 가족들도 출산때까지 함께 옆에서 응원할 수 있습니다.

입원 후 통증이 심하다면 Entonox (Nitrous oxide + Oxygen) 이라는 가스를 흡입하거나, 정맥주사로 진통제를 주사하거나, Epidural 이라는 무통주사를 통해 통증을 완화 시킬수 있습니다.

진통의 경과를 알아보기 위해 주기적으로 질을 통해 내진하여 자궁경부의 열림정도와, 태아의 하강 정도 등을 검진합니다. 만약 진행이 느리거나, 진통이 줄어들었을 경우에는 oxytocin (옥시토신) 이라는 진통 촉진제를 이용하거나 양수를 터뜨려 정기적인 진통을 유도합니다. 태아가 나올때까지 주기적으로 태아의 심장박동음도 청취합니다.

길고도 짧은 진통 끝에 자궁경부가 완전히 열렸다면 그때부터 산모가 힘을 주어 태아를 “push” 하게 됩니다. 분만의 경험이 있는 산모는 아주 짦은 시간 안에 분만을 할수도 있겠지만 초산의 경우에는 무통주사를 맞았을 경우 3시간 의 push 기간도 정상 범위로 봅니다.

태아의 머리가 나올때 쯤에는 회음부에 트라우마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의사 선생님이 천천히 분만을 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회음부절개 (Episiotomy)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이의 몸과 다리가 나온 후에는 탯줄을 자르고 태반을 꺼냅니다. (아기의 아빠가 옆에 있다면 아빠가 된 기념으로 탯줄을 자를 수 있으니, 의사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 회음부에 상처가 있으면 깨끗이 꼬매고 자궁에서 지나친 출혈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아기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진통 중에 진행에 문제가 있거나, 태아의 심장박동음에 이상이 있거나, 나중에 열심히 push 함에도 불구하고 분만이 이루어지지 않았을때에는 다른 방법으로 분만이 이루어지는데요, 진단에 따라 제왕 절개 분만 (Cesarean section) 이나 Vacuum delivery (흡입 분만) 또는 Forceps delivery (겸자; 숟가락 모양의 기구를 이용한 분만) 을 하게 됩니다.

건강 문제가 없는 자연분만 산모의 경우 출산후 하루에서 이틀정도 병원에서 머물며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회복을 한 후 퇴원하게 되며, 제왕절개를 했을 경우는 하루 정도 더 입원 하게 됩니다.

분만 후에는 대소변 기능과, 질 내 출혈의 양이 정상인지, 감염이나 빈혈의 증상이 없는 지 등 신체의 회복에 집중합니다.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출산 후, 특히 다른 가족이 주위에 없는 우리 이민자 여성분들은, 우울증 증상이 올수도 있기 때문에 배우자나 지인, 그리고 산모본인이 그런 우울증 증상이 있는지 체크해야 하겠습니다 . 병원 내 외에 상담서비스가 있으니 꼭 의사나 간호사에게 이야기하세요.

다음 컬럼에서는 출산후 회복과정과 모유수유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주현의 여성 건강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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