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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혈관은 안녕하십니까? – 리차드 최의 죽음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5-04-30 17:10

지난 주말  오랜만에 찰스와  골프장 회동을 했다.  이번에  캘리포니아  주상원의원에 당선된  영김의  남편이다.   찰스는   20여년전  로스엔젤레스에서 한미연합회(KAC)를  조직해   정치활동을  시작하고 세리토스시의원등에 출마하며  미국정가 진출의 꿈을 펼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그의 부인 영김이  오렌지카운티 의  한인밀집지역 풀러튼을  근거로 하는 65지구 주하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하면서 부인이  꿈을 이루어주었다.   영김은   한인여성  최초의  캘리포니아 주하원의원으로서   알프레드 송 이후  52년만이다.   65지구의  50만여명의 주민을 대표하는 자리이니  캘리포니아라는 국가의 국회의원으로 보면 된다.

찰스는 이런 국회의원 부인의   뒷바라지를 잘하고 있다.  부인이  4일간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시에 올라가 업무을 보고 있는 동안  로스엔젤레스 집을 지키며  아이들과(다 컸지만) 함께 가사(?)를 꾸린다.  이날도 골프장에 고구마를 구워와  라운딩 멤버들과 나누었다.   부인이 새크라멘토에서  의정활동을 벌이는 동안 찰스는 지역구를  다니며 주민들과 지인들을 만나는등 지지기반을  다듬는다.   영김의원이 지난해 당선이 됐지만 임기가  2년이므로 내년에  선거가 실시되고   벌써 선거운동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번 재선에만 성공하면  확실한 기반을 다질수 가 있어 전력을 다하고 있어.”  

이 때문에  찰스는 부인의 건강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건강에도 세심한 신경을 쓴다.   그는 건강의 키포인트가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한다.

이 날 라운딩에  함께 한  옛 신문사 선배가  본인의 부친이  59살에  혈압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50대에  세상을 뜨신 얘기를 하며  본인도 고혈압때문에 몸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한다.   “59세를 넘겼으니  덤으로 사는 삶으로 감사하게 살고 있지.”   신문사 선배는 철저한 몸관리 덕분에 나이에 걸맞지 않는 날씬하고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라운딩을 하며  혈압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고 있을 때 찰스가 전화를 받았다.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전화를 끊더니 “리차드 최가 오늘 아침 죽었대네요.”  아침에 개를 끌고 산책을 나가다가 쓰러져서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올해 나이  57살 밖에 안됐다.  

리차드 최 – 전 한인 민주당협회 고문.  한인사회  정치계의 일꾼으로서 강석희 전 어바인시장을 도와 왔다.  강씨를 현재의 정치인으로 만들어낸 추진력과 자금력의 주인공이었다.   한인민주당협회  창립멤버,  한미연합회(KAC) 회장 등을 지내며  한인 정치세력 조직화에 앞장섰었다.  일본의 위안부  이슈와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한인사회를 지원했던  마이클 혼다 연방하원의원의 선거본부 재정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었다.   한국의  손학규 전의원과도 절친한 사이였다.  몸이 비만해  고혈압과 당뇨가 있었고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사전경고나 위급신호도 없이 스트로크가  온 것이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산책을 나서다  집 앞에서  쓰러졌고   가족들에 의해 발견됐을 당시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한다.  리차드 최씨는 사망 이틀전에도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의  주상원의원 출마 기자회견에 함께 나왔고,  그의 오른팔  참모, 후견인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보여줬었다.   강석희씨도 큰 충격과 슬픔 속에 있다고 그의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찰스나 영김은 공화당이고, 강석희, 리차드 최는 민주당으로서 서로 적군의 진영에 있는 처지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강석희씨는 영김이 출마했을 때,  영김 대신  백인계 민주당 후보 지지성명을 냈었다)  리차드 최의 사망 소식에  당을 떠나 슬픔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날 비가 오락가락 하는 골프장에 우리들은 남은 라운딩을  고혈압과  건강에 관한 대화로 채웠다.  
이재호 기자,  본인과 함께 근무하고  중앙일보 경제부장을 지냈던  그는 작년에  골프장에서 쓰러져   52살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하직했다.   닥터  현 모세,  한인타운에서 유명하던 이 의사도  역시 골프장에서 쓰러져 깨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혈압약을 먹고 있는 신문사 선배는 그린에서 퍼팅을 하다가 흥분해서 쓰러지는 고혈압  골퍼들이 있다며 목격담을 말해준다.  나이 든 골퍼들은 퍼팅에서 공이 홀안으로 빠져들어가는 순간, 기쁨과 흥분으로 혈관이 터진단다.  “그날 그 노인이  퍼팅을 하면서 쓰러지고, 구급차가 페어웨이와 그린 잔디를 뭉개면서 달려와  심폐소생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지.”

뇌졸증은 고혈압,  당뇨환자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저협압환자 특히 수축기 혈압이 90mmHg이하인  저혈압 노인들의  뇌졸증과  심장질환  발생확률은 정상인보다  2.9배나 높다는 최근 발표도 있다.   내 혈관은 오늘도 안녕하신지 –  그걸 위해 내 생활습관은 어떤지 심각하게 돌아볼 일이다.
LA통신  2015년 5월2일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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