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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이 아니고 코리아타운으로 오세요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5-02-27 11:25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을 때  짜증나는 일이 있다.  LA다운타운에 숙소를 정했다고 자랑할 때이다.  

한국손님들이 LA다운타운에 호텔을 정할 때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LA를 잘 모르는 경우이다.  LA코리아타운이  다운타운에  있다는 잘못된 지형개념이다.  이런 착각은 남가주에 사는 사람들도 가끔한다.  LA 다운타운을 간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코리아타운을 향한다.

LA다운타운은  코리아타운 동쪽으로  5-6마일 떨어지고 차로 15분정도면 갈수 있는 거리이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서로  교통도  원활한  거리이다.  그러나 두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우선 숙박료 차이다. 

다운타운의  묵을만한  호텔의 경우 코리아타운의  한인호텔보다  50-100달러가 비싸다.  최근에 지은 최고급 호텔의 경우 더 비싼 값을 주고도 방구하기가 힘들다.  주차료가  짜증의  한 요인이다.   첵 인을  해주기위해  손님과 함께 호텔안으로  들어갈 경우 보통 10-20달러에 이르는 주차료를  감수해야 한다. 

호텔주변에는 길거리 주차장이 아예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호텔 주차를 이용해야 한다.  주차료를 아끼기 위해 호텔 드라이브 웨이에 잠깐 머무르려면 수시로 와서 눈치를 주고 차를 빼라는 호텔 주차원들에게 들볶임을 당한다.  어떤 경우 다운타운 호텔 손님들을 픽업하기 위해 주차료를 아끼려고  호텔 주변을 빙빙 돌며 손님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짜증’을 감수해야 한다.  코리아타운의 한인호텔들은 그런  번거로움이 없다.  2달러만 발렛 주차비를 내면 호텔안에서 몇시간 이고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길거리 주차장도 충분히 있다.  호텔도 규모는 작지만 말이 통하고  서비스가 신속하고 깨끗하다.  무엇보다  호텔 밖을 나서면 걸어서  한인식당, 마켓, 스파 등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인 방문객들이  LA 다운타운에 숙소를 정하는 또다른 이유는 다운타운이 코리아타운보다  ‘우월적’인  위치에 있다는 과시성이다.  이들은  LA 를 방문한 경험이 몇번 있는 사람들이다. 코리아타운이 위험하고  싸구려 동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인들이 많이 없는’  LA  다운타운의  큰 호텔에  숙소를 정함으로써   스스로  ‘세련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다운타운에 숙소를 정하고서도  모든 활동은 코리아타운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식사,  친구 만남,  저녁 파티 등을 결국은  코리아타운에 나와서  즐기는 것이다.   LA다운타운은  저녁 8시나 10시쯤은  상가, 식당들이 모두 철시를 하면서  어두운 동공상태로 들어간다.  승용차가 없으면   이동수단도 없다.  조금 길을 잘못들면 홈리스들이 어슬렁 거리는 슬럼가로 들어갈 수도 있다. 

다운타운 투숙객(특히 이곳 지리에 어두운 방문객)들은 꼼작없이 비싼  호텔 안에 갇혀 방안에서 TV채널이나 돌리고 앉았어야 한다.  결국 이들은 친구나 지인들을 불러 혹은 텍시를 타고 항상  불야성을 이루는 코리아타운으로  나온다. 

지난주에도 썼지만  수년전부터  코리아타운은  많은 타인종들이  먹고,  즐기고,  걷기위해 몰려드는 독특한 관광지대로 진화해 가고 있다.  코리아타운의  스파와 찜질방 문화는  이미 주류사회에도  잘 알려져 대형 한인 스파로는 백인, 라틴계등의  손님들로  북적된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 TV나이트 쇼 진행자인 코난이  코리아타운  위스파(Wi- Spa)를  TV 촬영차 방문해  발가벗고(완전나체로) , 다른 한인들과  함께 스파, 찜질방을   즐기는 프로그램을 방영해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관심과  반향을 불러냈다.   LA다운타운에 있는 저팬타운,  다운타운 북쪽의  차이나타운에 비해    코리아타운은  다민족들이  어울리는 문화, 여흥의   이색적인  관광공간으로   급성장했다.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자주 하는 질문중에  “여기가 다운타운이냐?”이다.  어디를 가도 조금 번화하면 여기가 다운타운이냐고  묻는다.   시골(?)에서 자란  한인들은   다운타운을 꼭  들려야 한다는  ‘다운타운 열등감’ 같은 것이 있다.

LA는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관공서, 의류 도매 자바시장이  있는  LA다운타운,   서쪽으로  문화, 금융의  중심 부촌인  웨스트 LA(그 끝은  태평양에 이르는 샌타모니카 비치),  북쪽으로  헐리우드,  남쪽으로는  흑인, 히스패닉  주류의 사우스 LA 로  나뉘어 있다.  LA다운타운을  넘어서면  라티노들이 밀집해 사는  이스트 LA,   그리고 남서쪽으로   LA공항이 있다.  신기한 것은  코리아타운이  이들 각지역의  4통8달 중심지에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LA다운타운 개발이 급물살을 이루면서  궁극적으로는 뉴욕 맨하튼 처럼  만든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시정부와 투자자들이  합작으로  주상 복합  고층 건물,  대형 아파트 단지,  초고층 호텔  건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항공이  다운타운내  최고, 최대  호텔을 짓고 있는 것도  그  한 축이다.   다운타운의   콘도등은 최근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중국계 바이어들이  몰려들면서   열기가 더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다운타운보다  코리아타운의  매력이 더하다.    땅투자에 안목이 높은 유태인들  부동산 큰 손들의 코리아타운  입질이  이미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행을 하든,  부동산을 하든…  LA로 올때는  “다운타운이  아니고 코리아타운으로 오세요. “
LA 통신 2015년 2월 28일 김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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