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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더위 신기록 행진후의 풍경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9-19 17:35

캘리포니아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기온이 높은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며칠동안이  아니고 한달내내 지속됐다.  코리아타운의 한미은행 앞 온도계판은  화씨 102도(섭씨 38.9도).  다운타운은 103도.   125년 만의 최고기록.  LA북쪽의 샌퍼난도   밸리 107도(섭씨 41.7도) - 1971년과 같은 기록.  도심에서의  체감온도는 이보다 10도 정도 더 높다고 보면 된다. 비치도 마찬가지다.  피서지로 유명한  라구나 비치도 화씨89도(섭씨 31.7도)를 기록하며 1928년의  화씨  84도 기록을 깼다. 

캘리포니아 전체가 평년기온보다  15도가 높다.  과연 캘리포니아의 사막화가 진행된다는 학설이 맞는것인지.  기상청은 지난  40년간  캘리포니아에서  계속된 고온과  가뭄현상이  해가 갈수록 온난화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풍경 # 1  자바시장 – 지난주  1천여명의 연방, 로칼 수사대가 덮쳐 마약자금 세탁을 수사한 의류도매시장 자바는 유령의 거리처럼 썰렁해졌다.  마약수사에 따라 중남미 고객들이 발을 끊은 상황에  100도 더위까지 덮쳐  걸어다니는 일반 소매고객들도 오지를 않는다. 

트럭회사들은 멕시코로의  운송을  기피하고 있다.  의류제조, 도매상들은   마약자금수사에 더위의 공격으로 악재가 겹치고 있다.  지난주 수색을 당한 한인업주들은 마약자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엉뚱하게 세금문제로 다시 조사를 받게 됐다.  뜨겁고 긴 여름을 지내고 있다.

풍경 #2  태양광 전기판 – 에어컨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전기값은 계속 오른다.   원유, 석탄등의 원자재 상승도 전기료 인상 원인이다.  지난주  전력과다 소모로 LA곳곳에서 전기가 끊어졌다.  에어컨이  돌지않아  화덕에 들어 앉은 것 같은 더위는 물론,  냉장고에 있던 음식들에서 쉰내가 풀풀 났다. 

해결책으로  태양 -  솔라solar 전기판을 집집마다 설치하자는 캠페인도 일었다.  일년 내내  햇볕이 쨍쨍한   캘리포니아의  솔라에너지 집전판 설치는 지난 4년간 650% 성장했다.  주택건설에도, 매매시에도 태양광 에너지 주택이 인기가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뭄이 계속될 수록 전기값은 오르고(주정부의 정책이기도 하다)   주택지붕위에 솔라에너지 시설 설치는 늘어난다.   

풍경 #3 요세미티 – 세계적인 공원.  곳곳에서 불이 나며 아름다운 삼림들을 태운다.   수백년, 수천년 동안  대기에 산소를 공급하며 동식물과 인류에게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삼림들이 탄다.  캘리포니아의 수도 새크라멘토의 엘도라도 카운티도  3만에이커의 삼림이 탔다.  오렌지카운티의 자연 보호림에도 산불이 났다.  주택가로 산짐승들이 오지 못하도록 설치한 철판이 과열되면서 불이 붙었다. 

날씨가 뜨거워져 산불이 나고,  산불에 숲이  없어지면서  땅은 더 뜨거워진다.   그러면 기온은 더 오르며 산불은 더욱 잦아지는 악순환의 상승이 이어진다.

풍경 #4  도서관 – 지방정부들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쿨링센터들을 시마다 한두개씩 오픈했다. 에어컨이 없는 주민들, 노약자, 홈리스들을 위해서 마련한 자리다.  에어컨이 씽씽 잘나오는 시립도서관들에도 때아닌 손님들이 넘쳐 난다. 

오후 3시,  학교가 끝난 후 도서관을 찾은 중고등학생들은 벌써 자리를 차지하고 늘어져 있는 아저씨, 아줌마, 유모차를 끌고 온 새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들에 밀려 공부할 자리를 찾기 어렵다.  시원한 쇼핑멀도 마찬가지.  더위를 참다 못해 쏟아져 나온 아이 쇼핑객들로 가득차다.   한밤중의 영화관,  달궈진 집이 해가 져도 식지를 않아 영화관들이 때아니게 만원사례이다.

풍경 #5  맛없는 냉면 – 화씨 10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면집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냉면 한그릇을 시키면 사리 하나를  공짜로 주는 업소도 있다.  부부가 가서 비빔냉면, 물냉면을 하나씩 시키고  공짜 사리를 하나씩 받으면 각자 물냉면, 비빔냉면을 다 맛볼 수 있다.

손님이 너무 몰리면서 냉면 국물이 동이 났다.  이 정도면 냉면육수가 떨어졌다며 가게 문을 닫아야  가게 주가도 올라가는 것인데, 욕심에  장사를 계속한다.  급조한 냉면 육수 – 제 맛이 날리가 없다.  느끼한  조미료 육수만 들이마신 손님들,  가게문을 나서며 “다시는 이집 냉면 안먹는다”고 다짐한다.

한국 빵집 빠리 바케트에는 살집이 좋은 멕시칸  4명이 둘러앉아 팥빙수를 먹는다.  짜장면 곱배기 크기의 큰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온 큰 사이즈 팥빙수 하나면 4-5명이 실컷 먹을 수 있다.  그릇이 커서 비비기도 힘들다.  얼음도 잘 갈려지지 않은 채로 나와 얼음덩어리들이  우둑우둑 씹히지만   올해 여름 멕시칸들, 한인들에게 최고 인기 식품이다.

LA 코리아타운에서는 매년 가을  벌이는 한인축제와 퍼레이드가 한창이다.  타운 복판 아드모어 공원에서 열린  장터에는 뜨거운 땡볕에 손님들이 줄었다.   달력으로는 가을이 왔지만  LA는 몇년째 계절을 잊었다.  LA 기후가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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