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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에 모래 뿌리기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8-29 17:28

“잔디밭에 모래를 왜 뿌려 주는 거에요?”

푸르디 푸른 북미 조경의 대표적 재료인 잔디.

하지만 건강하고 보기 좋은 잔디를 관리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잔디 관리는 아니지만 건강하고 보기 좋은 잔디를 유지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 하나가 바로 모래를 뿌려주는 것이다.

잔디밭에 모래를 뿌려주는 첫 번째 이유는 원활한 배수를 위해서다. 모래가 흙보다 물 빠짐 현상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모래를 추가해서 뿌려 줄수록 잔디밭의 기초 토양은 모래성분이 많은 흙으로 변한다. 물이 땅속으로 빨리 빠져나가면 잔디는 물을 찾아 아래쪽으로 뿌리를 더 깊이 뻗는다. 뿌리 깊은 잔디가 가뭄에도 잘 견디고 더 튼튼하다. 밴쿠버 지역은 고온다습한 환경은 아니라서 잔디 병충해가 거의 없지만 토양에 물이 빨리 빠져나가지 않으면 병충해에 대한 내성도 약해진다.

두 번째 이유는 땅을 고르게 만들고 답압력을 견디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밭은 고르지 않는 토양의 침식 등으로 울퉁불퉁 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모래를 뿌려주면 울퉁불퉁한 면을 고르는 효과가 있다. 답압력이란 사람이나 기계가 밟고 지나갈 때 생기는 압력이다. 잔디밭의 특정 부분에 사람들의 통행이 많아지면 토양이 굳어져 잔디가 살아남기 힘들어 진다. 모래 성분이 많은 흙은 진흙성분이 많은 흙보다 뭉쳐 굳어지는 성질이 덜하기 때문에 답압력을 견디는데도 도움을 준다.

잔디용 탑소일의 주성분이 모래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잔디용 탑소일의 경우 모래의 함량이 대략 50%정도에 이른다. 모래와 함께 영양분을 같이 공급해 줄 목적이라면 잔디용 탑소일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간혹 잔디를 처음 시공할 때 흙을 구별하지 않고 정원용 탑소일을 사용할 사람들이 있다.이와 같은 선택을 하는 경우엔 토양의 침식이 빨라 금새 잔디밭이 울퉁불퉁해진다. 또한 모래가 많이 섞인 토양보다 물 빠짐이 늦어져 잔디뿌리도 깊이 내려가지 못한다.

잔디밭 조성 시에 잔디용 탑소일 하부에 모래층을 두는 것은 잔디 생육에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시공비 증가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모래층 부설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잘 관리된 잔디밭인 골프장의 잔디는 어떨까. 골프장 잔디는 몇 인치의 흙을 고르고 잔디를 키우는 게 아니다. 잔디밭 아래 땅 속에는 몇 미터에 달하는 모래층과 배수관들이 연결되어 있다. 모래를 뿌려 땅을 고르는 작업은 수시로 이뤄진다. 물론 약과 비료도 듬뿍 준다.

그저 우리 눈에는 멋진 대 자연의 일부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골프장 잔디만큼 인공적인 게 또 없다. 보이지 않는 노력 없이 저절로 얻을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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