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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지는 착각 – 착시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8-08 15:21

“저 쪽이 이 쪽보다 훨씬 낮아 보이지 않습니까?”

“네,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쪽과 저 쪽은 같은 높이 입니다. 저 쪽 끝에 창고가 들어서고 나면 높낮이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실 거에요.”

한 쪽으로 기울어진 땅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 중이었다. 분명 기계의 레벨 수치는 양 쪽 모두 같은 높이로 측정이 되건만 실제 보이는 느낌은 분명히 한 쪽이 다른 한 쪽보다 높아 보여 기울어져 보였다.

그러나 나는 땅의 모양이나 보는 시선의 각도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창고가 세워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내 말을 믿지 못하겠지만 나는 창고가 세워지고 난 후의 모습이 이미 그려지고 있었다.

착시란 보여지는 착각을 말한다. 눈에 보여지는 사물의 형태와 느낌 등은 뇌로 전달되면서 일종의 판단 현상을 일으킨다. '이것은 크다.' '이것은 굽었다.' '이것은 거칠다.' 등과 같은 판단들이다. 이 보여지는 것들을 사람이 판단하는 과정에서 종종 실수가 일어난다. 이러한 착각을 '착시'라 부른다.

여느 달보다 정월초하루의 보름달은 크다. 빌딩 숲에서 떠오르거나 바다에서 월출을 맞이하거나 간에 대보름의 달은 평소의 그것보다는 몇 배나 크게 보인다. 그러나 정말 달의 크기가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논리적으로도 충분히 이해되는 이야기다. 달과 지구의 거리가 변하지 않는 이상은 달의 크기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정월대보름의 달은 평소의 달 보다는 크다. 왜?

그것은 비교 대상의 유무에 있다. 하늘 높이 떠 있는 달은 달의 크기를 비교할 만한 비교대상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애타가 떠오르길 기다리는 정월대보름의 달은 바닷가에서 떠오르거나 어느 산등성 위에 떠오르거나 또는 빌딩 숲 어딘가에서 떠 오른다. 이미 그 크기를 짐작하고 있는 비교대상과 함께 달이 떠오르면 그 달은 상대적으로 더 커 보이게 된다.

'저 크고 넓은 산보다 더 멀리 있으면서도 저 정도의 크기면…'

이런 비교대상의 정보들이 시각정보와 합쳐져서 뇌에서는 ‘보여지는 실제 크기’를 추정하는 판단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비교대상의 유무에 따라 일어나는 착시가 있는가 하면 거리감의 상실, 가로 본능 등의 여러 가지 익숙한 바라보기 현상에 의해 뇌는 보기보다 쉽게 착각을 일으킨다.

이러한 착시 현상들은 일찌감치부터 연구되어왔고 생활에 응용되어 왔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제품의 디자인에 기본적인 착시 현상을 고려한 디자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더 맛있게, 더 튼튼하게, 더 크게 또는 더 작게, 더 부드럽게, 더 가볍게.....
더 많이 팔기 위해 우리의 판단 착각을 일으키고자 하는 노력이 우리 주변엔 차고 넘친다.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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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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