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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통신 - 뻗어가는 중국인들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6-05 15:04

만리장성에  왔다.   

 한쪽 구역의 정상을 오르고 내려오니 아래 종아리에  알이 단단히 배기면서  일주일 여행 내내  다리가 땡겼다.   북경의 첫인상은 '크고',  '여유있다'라는  것이다.   로스엔젤레스의  널찍한 프리웨이,  잘 구획된   지역도로의   분위기도 북경거리에서 느껴졌다.  

서울의  다닥다닥  붙은 고층 건물이나 꼬불거리는 도로와는  달리 건물도 길도 큼직하게 공간을 두고 자리잡은  것이 인상적이다.  상가의 간판들도  서울의  '치열함, 복잡함,  조잡함'과는 달리  여유롭다.  왜 이렇게 큰  고층건물  '주점(술집)'들이 많은가  했더니,  주점은 호텔을 뜻한다.

매연으로  숨쉬기가 힘들것이라는  소문들과는 달리 지낼만하다.   미국,  유럽 등의  상사지사 직원들이 북경에 근무할 경우 대기오염  위험수당까지 지불할 정도이고,  대기오염으로  중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이 5.5년 낮아질 것이라는 조사 보고서도 있다.   중국 전체 전력의  70%를  석탄등의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것이 대기오염의 주원인이 되면서  원자력발전으로  전력생산을 전환하고 있다.  현재  28개의 원전을  건설중이다.

'맥당방(맥도널드)',  '긍덕기(켄터키 푸라이드 치킨)' 등 음식산업은  물론 자동차, 전자, 금융회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의 내수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열심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내수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의 중산 부유층이 확산되면서  내수 소비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나 한국에 가만히 앉아서  중국인 관광객의  주머니돈을  끌어내는 시대는 지났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한국에서  1인당 평균  약2,200달러를  썼다).  중국본토에  직접 뛰어들어  관광객의 수만배에 이르는 본토인들의  소비시장에  파고드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쟁이  치열하다.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뛰어들고 있지만  확실한 '현지화전략'이 없으면 백전백패이다.  특히 외국기업에 대한 반감이나  중국인 자존심에 대한 고려없이 현지화는 불가능하다.  

서울 인사동거리.   서울시에서 그나마 운치있고  '문화적'이라는 이거리에도 중국인들의 물결을 볼 수 있다.   호객을 맡은 직원은 계속 중국말로 무언가를 소리치며 중국인들을 부르고 있다.  이번주 전남 여수에는 중국 암웨이의 단체관광객  3천명이  왔다.   점조직 세일즈 기업  중국 암웨이가  특별 인센티브 휴가로   1만5천명  관광단을 한국에 보내면서  1차로 3천명이 여수로 온 것이다. 400억원  관광비를  쓰러 왔단다.  이날  3천명의 중국 암웨이 관광객들은  주최측이 6억원을 들여  주문한 한복을 입고   40억원짜리 저녁만찬에   참석해  그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달부터는 또   중국 '뉴스킨'회사  직원   1만2천 명이  단체관광에 나서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로  쏟아져 나오는 중국인 행진이다.

중국,  중국인에  대한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6월 단오 연휴때 찾은 천안문, 자금성에서의 중국인들은 현재 일반 서민 중국인들의 민도를 보여주었다.  어린이들은  관광코스 아무데서나 바지, 치마를 내리고 '쉬야'를 했다.  만리장성 초소 성곽의 그늘진 곳에는 항상 지린내가 진동했다.  아름다움과 규모에 감탄을 하며 자금성 궁전들을 돌아보는 곳곳에서 중국남자들은  덥다며  셔츠를  걷어 올려  불룩한 배를 내놓고 두들기는 모습들이다.   틀림없이 금연구역이라고 붙은 안내판 앞에서 담배들을 펴댄다.   중국의 중산층이 확대되고 수 많은 시골사람들이  관광대열에 참여하면서   공중도덕과 시민의식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지적들이 중국인 사이에서 큰 논란으로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차를  '존중하며'  거리를 다녀야 한다.   로스엔젤레스 식으로 거리를 걷다가는  하루에도  몇번 차에 치거나  중국 욕을 얻어 먹는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교육과 훈련으로 세월과 함께 고쳐질 수 있는 지엽적인 것들이다.  중국인을 보는 본질은  10억을 이끄는 소수 엘리트 지배계급들의 의식이다.   당, 정, 군을  모두 장악한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은  개혁, 개방 추진과정에서 사회주의 체제는 유지한 채  경제 분야에 시장경제를 도입함으로써,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당독재와 자본주의를 배합해 가고 있다.  미국등 서방의 최고교육을 받은 엘리트 들은 세계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식 민주주의가 어떤식으로 자리잡을지가 중국발전의  최대 관건이다.

중국인들은 로스엔젤레스, 호주의 시드니 등 세계 곳곳의 부동산시장을 불지피고 관광으로  돈을 뿌리고 다니면서  과거 어느때보다 역동적으로 세계로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내수시장이 가늠할 수 없는 숫자로  성장하면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구절이 '모든 길은 북경으로 통한다'라는 글귀로 바뀔  분위기다.   북경에서  서울로 돌아오니  선거도 끝나고 ,  세월호로 어두웠던  날들도  이제 넘어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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