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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라이프와 재산범죄의 공존 – 코리아타운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3-14 17:01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은  지난  10년간  많이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거리와 상가가 럭셔리 해졌다는 점이다.  한국의 고급브랜드   상점들이 들어오면서
'강남스타일'  럭셔리  실내디자인들이 보편화 됐고, 이곳 로스엔젤레스 태생 상점들도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상점의 대형화, 고급화를 이루어냈다. 

대형, 고급 식당,  커피점,  오십명이상이 한꺼번에 서비스를 받을 수있는 원스탑  호화 미용실들,  한국의 유명 고급브랜드 만을 취급하는 골프전문점,   대형 사우나,  한국영화를 즐길 수 있는 영화관들…그리고 이들 식당,  상점들과 거리를 오가는  '럭셔리'한  패션의  한인여성들.   로스엔젤레스를 바닷가까지 관통하는 비즈니스 중심거리 윌셔가 -  그  노른자 위치의  고층빌딩 속에 위치한 코리아타운의  바깥 모습이다.  

그러나  조금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  당황하는 코리아타운의 모습이 드러난다.

윌셔와 베렌도근처 대낮인 오후 1시반쯤 . 이모씨는  더운 날씨를 고려해  차 창문의 윗부분을 아주 조금 열어놓고 주차를 했다.   

잠시 다녀온 사이에   창문이 부서지고 차안에 있던 컴퓨터, 선글래스가 도난당했다.   김모씨,  윌튼길에 차를 세우고,  역시 창문 유리창을 살짝 내려놓은채  친구집을 방문한 사이 창문이 뜯기고 도난을 당했다.

주말 저녁에는 차 트렁크 안에 있던 골프채를 도난 당했다..  등등.   차량절도 피해를 당한 한인들의 무용담(?)은 끝이 없다.

LA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코리아타운에서 발생한  차량털이, 빈집 털이는 53건에 이른다.  지난해 보다 두배가량 늘어났다 .  과거 한인사회  초창기 시절  흔했던  살인, 강도등의 강력범죄는 거의 사라지고,  이제 코리아타운의 주요범죄는  재산범죄가  주를 이룬다.  물론 과거처럼 빈번하진 않지만 가끔 거리의 강도짓도 발생한다.  

경찰은 이같은 재산범죄의 증가가  코리아타운의  외관변화와  많은 관계가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코리아타운은  히스패닉  빈민지역이 아직도 넓은 가운데  한인 럭셔리 상가,  아파트가 혼재하는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코리아타운 안에도 이들 빈민가에서 나오는 좀도둑들이 많을 뿐 아니라,   코리아타운의 남쪽, 사우스 LA와  동쪽의 이스트 LA에서 코리아타운으로  원정오는  범죄자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코리아타운에 들어오면 우선  차량들이  달라진다.   한인들이 운전하는 차량들은 고급일제 차량들이 대부분이고 벤츠와  BMW 등 최고급차량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쓰러져가는  아파트에 살더라도  타고 나오는 차는 벤츠이다' – 코리아타운 거주 어떤 한인을 묘사한 말이기도 하다.  범죄자들이 보기에  이들  '럭셔리' 한인들이 방비에는 허술하다.  도둑들이 모이는 이유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길거리에  고급차 주차를 하면  타겟이 되기 쉽다.

경찰발표에  따르면  한인타운 중심부에서는 인구 만명당 평균  4.6건의  범죄가 발생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은 재산범죄율을 보인다.  쉽게 얘기 하자면  가난한 동네에  부자집 차량들이 다니고, 멋진  상점들이  입주해 있으면서 절도 강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코리아타운에 빈발하는  재산범죄의  또다른 이유는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가구당 인구밀도이다.
가구당 인구밀도란  주택의 방 하나에  살고 있는 사람수를 말한다.   코리아타운 중심부는  방하나에   2명이상 거주하는 과밀주택의  비율이 29.4%이고,  코리아타운 남쪽은 42.6%로서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과밀현상을 보여줬다.    전국평균의  10배에 이른다.  코리아타운의 거주자 과밀현상은 아시아계와 히스패닉 거주자들의  대가족 이민, 불황등이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코리아타운은 최근  대형 투자회사들이  '럭셔리' 아파트, 콘도 등을  세우면서  렌트비를 크게 올리고,  이때문에 밀려난 저소득층 거주자들이  몰려살면서  빚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 10년사이에  렌트비는 20% 올랐지만  세입자들의  소득은 6% 떨어졌다.   호화로운 외형 속에 감추어진  가난 -   현재  코리아타운  거주지의 모습이다.

 남가주에는 코리아타운이  4곳  정도 형성됐다.  LA의 코리아타운이 아직도 최대 외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오렌지카운티의 어바인과  풀러튼은 고급주택지에서의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속칭 기러기 엄마, 아빠들과   한국의 부유층 들이 대거 몰려오는 곳이 어바인과 플러튼이다.  오렌지 카운티의  중심 코리아타운이었던  가든그로브는 풀러튼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자랑스러운 것은  LA한인들이  과거의 초라했던  빈민지역을,  LA시장이 인정했듯   번듯한  '모범 개발지역'으로  탈바꿈시키고,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외 한인사회로  숨차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 아직 좀도둑들에게 시달리고는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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