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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종 냄새는 무엇인고?

이재경 원장 kidsvillage@shaw.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11-27 10:29

이른 아침 문을 열고 아이들을 맞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눕니다. 아이들을 맞기 위해 키 높이를 낮추고 젖은 신발을 벗기 편하게 도와줄 때 아주 가끔씩 확하고 풍겨오는 친숙한 냄새를 맞기도 합니다. "흐~음, 오늘 구수한 된장국에 밥 말아먹고 왔구나...."  하고 짐작합니다.
 
 아이들에게 묻어오는 음식 냄새는 가지가지입니다. 오후 반이 올 시간 즈음이면 점심을 먹고 오는 시간이라 '생선 냄새'와 함께 오기도 하고 그 작고 앙증맞은 입에서 가끔 김치와 마늘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마늘이란 놈이 어찌나 독한 놈인지 글쎄 그 조그만 아이들이 먹었으면 얼마나 먹었을 거라고 그렇게 솔~솔 풍기는 걸까요? 짐작하건대 아마도 물에 고춧가루 씻어내고 몇 조각 먹었겠지요. 종달새처럼 조잘대는 귀엽고 조그만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나면 이런 생각하게 됩니다. "에고~ 고놈 입맛은 토종인가 보네...대견해라~"

 간식 시간이 딱 점심 시간하고 겹치는 클래스는 아예 간식이 아니라 점심을 싸 오는 아이도 더러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기본 예의는 잘 알고 있는 터라 그리 심하게 냄새 나는 음식은 잘 안 싸 옵니다. 그런데 아주아주 가끔  만두를 싸 오는 아이, 그리고 김치 볶음밥... 맛과 냄새의 강도가 함께 가는 걸까요? 만두와 김치 볶음밥! 참 맛난 것들이지요.

 아침 식사는 시간도 없고 입맛도 없어서 한식을 안 하지만, 한식으로 저녁 먹고 난 다음 외출할 일 있으면 양치질하고 껌 씹고 입에 뿌리는 스프레이하고 무지 신경 쓰입니다. 혹 입었던 옷에 음식 냄새 배어있을까... 킁킁거리며 맡아보다가 의심 나면 갈아입기도 합니다. 냄새라는 것이 그냥 그렇게 푸~욱 젖어 있으면 자기는 잘 의식할 수가 없지요. 이곳은 공기가 어찌나 청청하고 맑아 가지가지의 냄새들이 선명하게 드러나지요.

 음식 문화는 그 나라의 고유의 문화이고 아무도 맞다 틀리다 그리고 좋다, 나쁘다로 구분 지을 수는 없습니다. 같은 음식 문화로 음식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얼굴 맞대고 된장 냄새가 나네요 하고 말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무안해 할까 봐. 가족이 아닌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이빨 사이에 고추 가루가 끼였네요 하고 알려주기 민망하듯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학교 선생님이 아이에게서 자기도 짐작할 수 없는 요상한(?) 냄새가 난다면 이해는 할 수 있어도 무어 그리 좋은 인상을 갖지는 않겠지요. 속으로 그 놈 건강식 먹었구나 하고 대견해 하지는 않겠지요. 된장찌개 그리고 김치는 한국사람들 무지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참 친숙하기도 하고 그리고 건강식들이기도 하지요. 많이 많이 먹고 아이들도 먹이고 그리고 냄새만 조금 유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나이 들수록 그리고 이곳에 오래 살아갈수록 입맛만은 점점 토종이 되어가면서 고유의 음식들 더 즐기게 됩니다.

 
키즈빌리지 이재경 원장은 26년째 아이들 교육에 몸담고 있으며, 영어와 한국어로 부모 교육을 강의하고 있다. 캐나다 수상의 최우수 교사상(Prime Minister's Award)을 받았다. 웹 싸이트 www.kidsvillage.ca





이재경 원장의 행복한 아이 키우기
칼럼니스트:이재경| Tel:604-931-8138
Email:kidsvillage@shaw.ca
홈페이지:http://www.kidsvillage.ca
키즈빌리지 몬테소리 프리스쿨 원장
  • BC E.C.E.(Early Childhood Educator)
  • SHARE Family, Community Services 소속 parenting program Facilitator
  • 부모교육 프로그램 P.E.T.(Parent Effectiveness Training-)
  • 부모자녀 대화법 전문강사
  • 한국,캐나다에서 25년을 아이들 함께 그리고 부모교육을 20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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