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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슨 칼리지 칼럼 4]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보며

손병설 원장 merinal@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9-13 14:42

이번 동계 올림픽기간 동안 밴쿠버 전체가 떠들썩했다. 지금까지 이 곳에 살아 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운타운에 북적거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것을 보며 즐거웠고, 입상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웠고, 우승을 하고도 실격 처리 되는 것을 보며 아쉽기도 했다.


특히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경기는 숨을 죽이고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았다. 피겨 스케이팅의 문외한인 나의 눈에도 너무 아름답게 보였고, 경기를 마친 후에 눈물을 닦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코 끝이 시큰해졌다. 타고난 선수의 능력도 있겠지만 기본을 거스리지 않고 얼마나 많은 연습과 훈련을 했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지기도 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가 고전적인 방법으로 훈련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고전적인 훈련 방법이라면 기초체력을 다지고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에는 사회가 너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어 많은 부분에서 과정은 생각하지 않고 결과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이 공부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적용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여겨질 때가 종종 있다. 기본적인 지식 위에 지식을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닌, 가장 꼭대기의 지식을 먼저 알고자 하는 생각들이 많다. ‘족집게’가 유행을 하는 것도 이런 추세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북미의 대학에서 입학 자격요건으로 요구하는 TOEFL점수는 학생이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시험을 본인의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것보다 우선 대학에 들어가고 보자는 결과 만에 집착한다면, 대학 입학허가를 받고 입학 후 강의를 들을 수 없어서 일어날 수 있는 스스로의 좌절감은 어떻게 이겨 나갈 수 있을까? 


캐나다 여자 하키팀이 미국 여자 하키팀과 결승에서 이겨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얼마나 기뻤을까? 이 선수들이 탈의실에서 금메달을 자축하며 샴페인을 터트렸다. 그런데 경기장에서 운동복장을 입은 채로 술을 마셨다는 점과, 그 장소에 미성년자인 선수가 있었다는 것이 논란이 됐다. 언론은 이것을 문제 삼았고 결국 여자 하키팀이 공식적으로 국민에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밴쿠버 올림픽위원회 대변인 스티브 케오(Keogh)는 "We condone celebrations... We don't condone actions of irresponsibility(우리는 자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있지만 책임질 수 없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라고 말했다.


캐나다로 유학, 또는 어학연수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한국에서보다 더 예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아마도 여러 부분에서 억압되었던 감정이 터져 나와 마음 놓고 자유스러워지고 싶어서 일 것이리라. 그러나 기본을 무시하는 행동을 자유스러움이라고는 어느 시대나 나라를 막론하고 받아 드리지 못할 것이다. 예의바르고 공손한 것은 어디에서도 기본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다 똑같다. 그래서 ‘행동 과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예의 바르고 올바르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사람은 어느 곳에서도 인정 받으며 그 누구도 책잡을 수 없다고 생각을 한다. 위에 말한 김연아 선수나 이상화 선수도 이런 좋은 예이다. 영어를 배우는 것도 꼭같다. 기본은 무시한 채 남에게 멋있게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시간을 보내다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 학생을 본다. 나는 그들에게 가슴 뿌듯한 애정을 가지고 말한다. “그 사실을 깨달았으면 영어는 이제 시작이며 효과적인 연수가 될 것이다”고… 





'랍슨칼리지' 손원장의 교육칼럼
랍슨칼리지 손병설 원장

칼럼니스트: 손병설 원장 | Tel: 604-687-3259

주소: 541 Seymour Street, Vancouver, B.C. Canada V6B 3H6

  • 현 밴쿠버 다운타운 랍슨컬리지 운영
  • 충북대 약대 졸업
  • 경기도 의왕시 약국 운영
  • 1995년 캐나다 이주
  • 1996년 현 랍슨컬리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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