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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정신건강"시리즈[7]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0-03-18 00:00

범 불안 장애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엄마! 학교가 무너지면 어떻게 하지?"

11살의 성민이가 상담소를 찾은 이유는 모든 것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 도가 넘게 걱정하며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하면서 신체적인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입니다. 성민의 어머니는 성민이를 ‘세상에 있는 모든 걱정을 다 안고 사는 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성민의 걱정 중 가장 주된 것은 무엇보다 성민이 부모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아빠, 엄마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부모님이 외출했다가 혹시 사고라도 당해 자신이 고아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며 외출을 방해합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하면 어떻게 하지?’, ‘학교에서 잘 따라가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수업시간에 뭔가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 등과 같이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불안해 합니다. 심지어는 TV에서 지진보도를 보고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냐며 학교가기 전에 계속 울었고, 또 어떤 때는 학교 버스가 고장 나면 어떻게 하냐며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성민이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엄마에게 조르르 달려와 “엄마! ....가 이렇게 되면 어떻하지?”라며 불안해하고, 미래뿐 아니라 이미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도 며칠 동안이고 그 일을 되새기며 걱정을 했습니다.

일단 걱정을 시작하면 그 걱정과 불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미 오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상상하거나, 이미 지난 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 때문에 두통, 위장장애, 때로는 가슴이 갑자기 뛰는 것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을 보였고 이 때문에 불안과 걱정은 더욱 가중되는 듯했습니다.

한편 성민이 어머니에 의하면 성민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정말 괜찮을 것인지 몇 번이고 묻고 확인을 하려고 해서 엄마도 이제는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고 했습니다. 성민이에게 정말 무슨 일이 있는 것인 지 성민이처럼 엄마의 걱정도 날로 늘어 납니다.

(본 내용은 아동 이상심리학(Abnormal Child Psychology, Mash & Wolfe, 2007)책에 게재된 사례를 번역하여 요약한 것입니다.)

성민이처럼 특별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고, 일단 시작되면 멈출 수 없어 이렇게 지속되는 걱정과 불안 때문에 근육긴장이 지속되거나 두통, 복통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범불안 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라고 합니다.

이러한 범불안 장애는 성인뿐 아니라 성민이와 같은 아동이나 청소년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전체 아동, 청소년 인구 중 3-6%가 이러한 증상으로 고생하고, 특히 청소년기 전후에 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너무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다 보니 쉽게 피곤함을 느끼고, 걱정하는 일 이외에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함을 물론, 심한 경우에는 머리 속이 텅 빈 것처럼 멍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짜증이 심해지고, 뭔가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 때문에 잠시도 안정을 찾지 못하며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잠을 자더라도 편안한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매사에 걱정을 하는 것은 ‘….하면 어떻게… (what-if)’같은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가상적으로 만들고, 이러한 가상적 시나리오들이 모든 일에 자동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한편, 성민이와 같이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자의식이 강하며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은 경향이 있는 아동, 청소년은 이와 같은 범불안 장애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면 향후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늘 걱정하는 아이!’, ‘세상 걱정을 다 짊어지고 사는 아이!’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는다고 위로 하고 타일러도 생각자체가 ‘what if’ 로 이미 가상적 조건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자동화적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은 성인이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끝도 없는 불안과 걱정으로 심리적•신체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아동이나 청소년을 돕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가장 먼저 해야합니다.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을 근거가 없다고 무조건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자동화된 생각을 긍정적이고 편안한 생각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진정한 공감의 마음과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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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아름다운 상담센터 ‘마음’칼럼
  칼럼니스트: ‘마음’칼럼
  • BC주 임상카운셀러 협회의 등록회원을 중심으로 김미라 소장을 비롯한 10명의 심리상담 전문 카운셀러로 이루어진 한인 최초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문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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