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I'm Ok-You're Ok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모처럼 연말이라 부부동반 모임에 나갔던 철호씨 부부는 올해 투자수입으로 얼마를 벌었다고 자랑하는 친구 때문에 기분이 무척 상해서 돌아왔습니다. 현관문을 열자 저녁을 먹고 치우지 않은 식탁 위에는 음식이 그대로였고, 여기저기 옷가지며 책이며 어질러진 채로 아이들은 TV 를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철호씨는 아내에게 화를 내며 “당신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쳤길래 집안이 이 모양이야. 밖에서 들어오면 집이 깨끗해야지. 원. 애들 가르치느라 이 고생하며 돈 버는데 적어도 정리정돈은 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거 아냐? 이래서야 어디  돈 벌 맛이 나겠어?” 라고 화를 내고는 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남편으로부터 자녀의 교육이 자기 책임이라는 말을 들은 아내는 “너희들이 잘 해야 엄마가 아빠에게 말을 안 들어.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아빠가 화나지 않게 너희들이 엄마를 도와주어야지. 엄마는 너무 힘들어. 제발 부탁이다.”라고 말합니다.
부모님의 반응을 본 아들은 “왜 아빠는 맨날 저렇게 화만 내? 우리한테 뭘 그렇게 잘 해줬다고. 그리고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엄마도 아빠 앞에서는 좀 당당해져 봐. 자기 의견은 말도 못하고 답답해.  어휴, 열 받아. 어찌 우리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 뭐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없고…” 라고 말하면서 현관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둘째는 나가버리는 오빠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엄마를 측은한 눈길로 바라봅니다. “엄마, 집이 좀 어질러져서 아빠도 기분상하시고 게다가 오빠까지 저렇게 화를 내고 나가버렸네. 내가 도와 줄게. 조금 있으면   화가 풀려서 괜찮을 거에요.” 라고 말하며 식탁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이 가족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서 각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철호씨는 집에 들어와서 어질러진 집을 보고 아내가 자녀를 잘못 가르쳤다고 책임 전가를 하며 자기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I’m Ok-You’re NOT OK’의 태도를 보입니다. 강한 자기애를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전가를 하며 상대방의 약점이나 단점, 실수를 끄집어 내며 이야기 합니다.
아내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자기 비하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 ‘NOT OK’라고 생각합니다. 항상OK 태도를 가지고 있는 남편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해서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굉장히 힘들어하며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는’I’m NOT OK - You’re OK’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불쾌한 감정들, 불안, 초조, 노여움 등을 야기시켜서 자신이 NOT OK라는 것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또한 철호씨와 같은 권위적인 인물에 기대어 그 사람의 말에 순종하고 따르며 살아갑니다.
 아들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므로 관계를 회피하고자 하고 인생은 무가치한 것으로 생각하는 ‘I’m NOT OK - You’re NOT OK’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상대방에 대해 언제나 애정을 갈구하는 욕구가 강하지만 올바르게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해 거절을 당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공허감에 사로잡혀서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둘째인 딸의 경우만 엄마의 마음에 대해 공감을 해주고 위로해주며 상대방에 대해 배려를 하며 자기와 상대방의 가치를 모두 인정하는 가장 이상적인 ‘I’m OK-You’re OK’태도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를 가진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자기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거나 지배하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를 몸에 익히려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교류분석에서는 이러한 인생태도는 어려서부터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받은 스트로크에(인정자극) 의해 결정되며 성장 후에 성격의 일부가 되어 어떤 행동이나 생각, 반응을 할 때 기본적인 태도가 된다고 합니다.

훈련을 위해서는 내가 OK - OK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OK – OK 태도를 가질 수 있는지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OK – NOT OK, NOT OK- OK가 되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스스로의 인생태도가 어떠한지를 인식하고 바꾸려고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강 인 선 
(전문심리상담 카운셀러(CMC), TA전문 카운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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