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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지맞는 인생 장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11-09 00:00

만약 우리가 작은 것을 어떤 사람에게 주었는데 그것이 두 배쯤 커져서 돌아왔다면 우리는 흔히 수지맞았다는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도 이와 같이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일까요?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이론에서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행위나 감정을 교환하면서 분명히 수지맞는 인생 장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길동씨는 항상 아내의 음식솜씨가 불만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십 수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된장찌개 맛조차도 들쑥날쑥, 어느 날은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가 어느 날은 찌게인지 국인지 모르는 것이 상에 올라오곤 했으니까요. 처음에는 곧 나아지겠지 하고 참았는데 가끔 친구들 집에 초대를 받아가 보면 한식은 물론이고 중식에 양식까지 종류별대로 차려내는 친구아내들의 솜씨를 보고 나면 여지없이 불만이 터져 나오곤 했습니다.
 
 “당신은 도대체 언제 제대로 음식을 할 수 있는 거야?” 하고 잔소리를 하거나 “요리학원에 좀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은근히 부추겨도 길동씨 아내는 “맛없으면 먹지 말던지… 배가 고프면 다 맛있는데 당신은 아직 배가 부른 모양이구먼.” 이라고 당당히 대꾸를 하곤 했습니다.
 
이러다간 영원히 맛없는 음식을 먹고 살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한 길동씨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니 그날도 여지없이 별 맛없어 보이는 찌개가 상 한가운데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 숟가락 떠먹는 역시나 맛이 영 신통치 않았지만, 나름대로 뭔가를 변해보려는 노력이 엿보였기때문에 길동씨는 “어! 오늘 찌개 맛있는데! 어떻게 한 거야? 맛이 기가 막히네!” 라며 바꾼 전략대로 한껏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라며 아내도 반색하는 기색으로 마주 앉았습니다.
 
조금은 고역이었지만 일단 맛있다고 한 이상 안 먹을 수가 없어서 맛있는 척하며 밥 한 공기를 다 비웠습니다. 그날이후 그 찌개는 길동씨 집의 단골 메뉴가 되었지요. 생전 처음 음식에 대한 칭찬을 들은 아내는 그 찌개야 말로 자신의 필살기라도 되는 양 사흘에 한 번씩은 꼭 상에 올리고 그때 마다 길동씨의 평가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길동씨는 한결같이 “야! 지난번 보다 더 맛있는데.”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러한 칭찬에 고무된 아내는 그 찌개뿐 아니라 다른 메뉴도 점차 신경을 써서 준비하고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턴가 길동씨는 더 이상 마음에 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고 정말 “야! 맛있다!” 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음식솜씨는 그간 길동씨의 칭찬에 힘입어 놀랍게 발전되었구요.
 
길동씨의 전략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것입니다. 작은 칭찬이 영원히 맛있는 식사로 돌아온 수지맞는 인생 장사였던 셈입니다.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 이라는 말속의 교류는 거래라는 의미도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원가에 비해 얼마나 수익을 남겼느냐가 경제의 원칙이라면 말이나 행동 또한 같은 원리를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 안에서, 친구 사이에, 직장에서 내가 먼저 칭찬이던 인정이던 상대를 행복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먼저 한다면 그런 것들이 더 큰 것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수지맞는 장사!'  “먼저 주고 더 받자” 라는 아주 간단한 실천이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길게 보았을때 인생을 수지맞는 장사로 이끌 수 있습니다.
 
먼저 줄 때는 가식 없이 진심으로 말이나 행동을 해야 함은 물론이고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상대가 더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상대 또한 자꾸 받기만 하면 빚을 진 느낌이 들기 때문에 뭔가로 갚아주고 싶어질것이고 그래서 자신이 받은 것보다 더 큰 것으로 갚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게 될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부모와 자식 간에, 혹은 부부 사이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나의 작은 칭찬이, 따뜻한 한 눈빛이, 진심의 포옹이, 공감하는 말 한마디가, 격려하는 말이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수지맞는 그리고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한 관계의 시작이라는 확신으로 하나씩 실천해보는 오늘 하루의 시작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글쓴이: 박미현 (전문심리상담 카운셀러(CMC), TA전문 카운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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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 604-583-6568 (or 604-626-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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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C주 임상카운셀러 협회의 등록회원을 중심으로 김미라 소장을 비롯한 10명의 심리상담 전문 카운셀러로 이루어진 한인 최초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문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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