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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를 바탕으로 둔 연주자 #12-2: Jimmy Smith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10-09 00:00

이번주 역시 지난 주에 이어 블루스를 기반으로 둔 오르갠연주자 Jimmy Smith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지난 주에 설명했듯이 그는 지난 20세기 가장 영향력이 큰  재즈오르갠연주자였고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 많은 젊은 연주자에게 여전히 변함없이 Role Model과 같은 존재이다. 90년대 이후 오르갠연주로 전 세계재즈팬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Joey Defrancesco 역시  Jimmy Smith에게 큰 영항을 받은 연주자이다.  재즈와 안 어울것 같은 오르갠을 기존의 인식과 달리  멋진 재즈악기로 변모시킨 Jimmy Smith의 음악세계를 보자.

칼럼의 제목 그대로 Jimmy Smith는 그야말로 블루스에 큰 기반을 두고 연주하는 오르개니스트이다. 화려하고 이론적인 연주보다는 구수하고 보다 더 언어적이고 소통적인 연주를 하는 것이 그의 큰 특징이자 매력이다. 재즈전문가이든  처음 듣는 사람이든 그의 연주를 들으면 단번에 알 수 있는 것이 엿처럼 늘러붙는 끈적끈적한 맛과 맥주가 생각나게 하는 구수함이 뭍어나는 블루지함이다. 이런 느낌의 바탕에는 여지없이 스윙그루브가 있다. 이런 그루브의 바탕 위에서 그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한다. 그리고 그 소통안에는 ‘모티브‘(motif)라고 하는 간단하고 쉬운 음악적 동기가 있다. 구수함과 그루브 그리고 여러 모티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의 연주는 듣는 이의 마음을 늘 편안하게 한다.

블루스의 또 다른 매력은 ‘질문과 대답’이다. 일반적으로 질문과 대답이 없이 우리는 대화가 힘들다. 어떤 형식이든지 질문과 대답이 필요한데 Jimmy Smith는 가장 기본적인 이 대화의 형식을 자신의 음악을 통해 너무 잘 보여주고 있다. 음악의 전체적인 흐름를 잘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질문을 던지고 또 알맞는 대답을 보여주면서 탄력있는 대화를  한다. 또, 같은 방식이 너무 자주 반복되고 길어지면 지루할 수 있는 대화를 적절한 강약조절과 페이스조절로 긴장감과 완화를 주며 재밋게 풀어가는 것 역시 그의 큰 매력이다.

그의 또 다른 매력은 역시 힘있고 지배력있는 연주이다. 그의 연주를 듣고 누구나 가장 먼저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연주에 힘이 있고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감이라는 것은 아주 신기하다. 자신감을 가진 실수는 실수라는 인상을 전혀주지 않는다. 아니 때론 자신감있는 실수가 조심스런 완벽한 연주보다 더 좋게 들릴때가 많이 있다. 자신감이 있는 그의 연주에 많은 이론적 모순이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그런 기술적 또는 이론적 모순과 흠은 사실 음악에서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음악에서 이론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론적 모순을 가지고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걸로 끝이다. 야구에서 타격폼이 비정상적이라도 3할 이상을 치는 타자의 폼은 고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이론적모순과 무지를 가지고 음악을 잘하고 있는 연주자를 이거 저거 비판하고 고치려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좋은 음악을 하고 있는데  이론적 흠을 잡는 것은 비 건설적인 ‘태클’에 불과하다.

그의 매력을 한가지 더한다면 그것은 역시 스윙감과 연주의 엑센트이다. 스윙감은 예전에도 이야기했듯 일반적인 박자감이 아니라 이른바 ‘그루브’(Groove)라하는 리듬의 느낌이다. 이 것은 말과 활자는 물론 음악적 표기로도 설명하기 힘든 것이다. 좌우지간 그루브라는 것은 이떻게 표현하지 못하는 리듬에서 오는 특유의 느낌인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Wynton Kelly과 더불어 Jimmy Smith그리고 Wes Montgomery의 스윙느낌을 참 좋아한다. 강하면서 부드럽고 또 스윙안에서 다양한 엑센트를 가지고 있어서 8분음표를 계속해서 연주를 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엑센트와 그루브문제는 글로 어떻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저 그의 연주를 들어보는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르갠으로 베이스연주까지 한다.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발로 오르갠 베이스를 연주하면서 동시에 코드와 솔로연주 모두를 한번에 소화한다. 한가지도 하기 힘든데 3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연습이 뒷받침되야한다. 또, 그의 연주는 굉장히 즉흥적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재즈연주자가 즉흥적이다. 하지만 연주자들 사이에서도 즉흥성의 차이가 다소 있다. 무방비상태에서 100%순수한 즉흥연주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Jim Hall이나 Paul Desmond처럼 어느정도 스케치를 그리고 시작하는 준비된 즉흥연주가 있다. Jimmy Smith는 거의 100%순수 즉흥성을 바탕으로 연주하는 대표적인 재즈연주자중 한명이다.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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