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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잔소리를 그쳐야 할 때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9-04-17 00:00

천하 만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잔소리하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해야할 때와 멈추어야 할 때가 있다. 잔소리를 멈추어야 할 두가지 때가 있다. 부모의 몸과 마음 상태가 안 좋을 때와 아이가 사춘기를 넘어간 나이일 때이다.  잔소리가 아이의 습관형성에 도움이 되는 시기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그것도 부정적인 감정이 섞이지 않은 단순한 ‘일깨워줌’의 형태일 때이다. ‘컴퓨터 시작한지 벌써 30분이 지났네, 이제 숙제할 시간이네’ 라고 감정 빼고 말해주는 대신, ‘아니, 아직도 컴퓨터를 하고 있어? 숙제는 언제 할거야?’ 라고 하는 부정적인 나무람은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다.


아이의 행동이 나를 화나게 하거나 크게 실망시킬 때, 내가 너무 피곤하거나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아이에게 쏟아놓는 나의 잔소리들은 아이의 마음에 새겨지기 보다는 ‘귀챦다, 너무 한다, 또 저런다’ 라는 마음이 들게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듣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귀를 닫아버린다.
아이의 훈육을 위해서는 부모의 정신건강이 참 중요하다. 아이의 행동을 시간을 두고 관찰할 수 있는 여유, 아이가 몇 가지 행동에서 실망을 시킨다 할지라도 그 아이가 영 잘못되지는 않을거라는 아이에 대한 믿음, 결국 아이의 인생을 내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고 나는 부모로서 해야할 일만 할 수 있을 뿐이라는 한계에 대한 인정, 이런 것들이 든든하게 뒷받침될 때 아이를 제대로 훈육할 수 있다. 부모의 두둑한 배짱이 필요하다.


아이의 잘못이나 성공이 바로 나의 그것인양 일희일비하는 불안한 부모, 스스로가 못난 사람이라고 마음 깊이 생각하는 부모, 아이의 삶과 자신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부모, 부모 자신의 모습을 자식에게서 발견할 때 그로 인해 화가 치미는 부모라면 더더욱 그 감정상태에서 아이에게 잔소리하면 안된다.


아이가 사춘기 즉, 13살 도를 넘어가면 아이들은 자기가 듣고싶은 것만 들으려 하고, 남이 시키는 일은 일부러 더 안하려고 한다. “공부 안하니?” 하면 “안 그래도 할려고 했는데 엄마가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 라고 억지를 부리는 나이다. 대체로 이 시기에 엄마들은 갱년기다. 갱년기의 엄마들은 호르몬 변화에 의해 심리적으로는 우울하고 참을성이 없어진다. 아이의 사소한 잘못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기 쉽다. 머리가 굵어진 아이들은 엄마가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하면 그냥 당하고 있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친다. 오고 가는 말이 더욱 거칠어지며 상승작용을 일으켜 서로의 관계에 많은 상처를 남긴다. 막상 고치고자 하는 아이의 못마땅한 행동은 고치지도 못한다.


아이의 행동 그 자체보다 그 행동에 대한 부모의 반응이 문제행동을 만든다. 13살 이상의 아이들은 규칙과 대화로 훈육하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의 못마땅한 행동에 대해 감정적으로 즉시 반응하고 잔소리를 하는 것 보다는 시간을 두고 관찰을 한 후 상벌을 주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규칙을 정하기 위해 아이와 그 문제행동을 놓고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엄마는 너의 이런이런 점이 걱정이 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엄마가 어떻게 도와주면 이런 점을 네가 좀 더 쉽게 고쳐볼 수 있을까?” 라고 말이다.

필자 조은숙 석세스에서 가족상담가로 일하고 있다. 가족학 박사,  BC주 Registered Counsellor, Univ. of Wisconsin정신과 연구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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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칼럼니스트:조은숙
  • 석세스의 가족지원 및 심리상담프로그램 담당자
  • 김은주/써니윤
  • 영유아발달 프로그램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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