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통상 분쟁이 미국 상품 불매 운동으로 번져
온순한 캐나다인들이 뿔났다.
최근 불거진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분쟁이 캐나다인들로 하여금 미국산 제품을 거부하는 불매 운동까지 동참하게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언론은 지난 13일 “캐나다인들이 플로리다 오렌지와 켄터키 버번, 캘리포니아 와인에 이르기까지 미국산 제품 불매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트위터 메시지 등을 통해 캐나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소비자 구매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캐나다인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산 구체적 제품 불매 및 스타벅스, 월마트, 맥도널드 등 미국의 상징적 브랜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휴가로 계획했던 미국 여행을 취소, 국내로 떠나겠다는 등 상품은 물론 미국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보이콧하며 불만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당수 캐나다인들이 미국산제품 보이콧(#BoycottUSProcucts), 캐나다산을 사자(#BuyCanadian), 미국 보이콧(#BoycottUSA)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 캐나다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없는(Trump-free) 최초의 장보기"라며 미국산 제품을 사지 않고 쇼핑한 사진을 올렸다.
일부 캐나다인들의 미국 여름휴가 여행계획 취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인 리 월처는 자신의 트위터에 "캐나다를 사랑하는 우리는 이번 여름휴가를 캐나다에서 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에 트럼프에 대한 욕설을 남긴 한 트위터는 "우리는 방금 미국 여행을 취소하고 아름다운 브리티시 콜롬비아에서 3000달러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미국은 캐나다 국민이 찾는 대표적 여행지로 지난해 미국 방문 캐나다 관광객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4천210만 명이며, 2016년 캐나다인들이 미국에서 소비한 돈은 미화 기준 198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된다.
평소 예의 있고 온순한 캐나다인들의 이 같은 불매 운동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퀘벡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6개국 정상들과 철강 관세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참여를 이유로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퇴장했다.
이후 6개 국가에서 G7 명의로 '관세·비관세 장벽과 보조금을 줄여 나가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승인을 거부했다.
트뤼도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미국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 또한 트위터에 "트뤼도 총리가 G7 정상회의에서 소심한 발언을 했다"고 응수하는 등 설전이 시작됐다.
이어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지옥에 트뤼도 총리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증폭됐다.
경제계는 캐나다인들이 미국 불매 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미국 수출 전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수출 시장에 해당하는 교역 상대국으로, 올 4월까지 넉 달 동안 캐나다의 대미 수입은 미화 기준 989억 달러에 달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캐나다인들이 관세 등 대미 통상 분쟁으로 미국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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