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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호통·인신공격 난무한 대기업 회장 청문회

장상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12-06 16:06

이재용에 "300억이 껌값이냐"..
최태원에 "구치소 멀리 있지않아"..
신동빈엔 "며느리 국적 어디냐"

- 회장들은 모르쇠 전략
"제가 부족" "앞으로 잘하겠다"… '회피용 돌려막기 답변' 비판도

- 외신 "한국 회장들 공개심판 당해"
재계 "최순실 디스카운트 현실로"


[한국] "(나이가) 아직 50이 안 됐네요. 평소에도 남이 질문하면 동문서답하는 게 버릇이세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억력이 안 좋다. 아는 게 뭐가 있습니까?"(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6일(한국시간) 열린 청문회에 나온 재계 총수들에게 막말, 호통, 조롱 등 '망신 주기 발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답변한 내용을 수십 차례 되묻는가 하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했다. 정작 '주인공'인 최순실과 그 일가(一家)는 건강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하기로 했지만 '피해자'일 수 있는 재계 총수들만 종일 집중포화를 맞았다. AP통신은 이날 "한국 대기업 총수들이 공개 심판을 당했다"고 전했다.

기업 총수들의 '부실 답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총수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망신 주기' '인기 영합' 쏟아져

안 의원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자꾸 머리 굴리지 말라" "300억원이 껌값이냐"고도 했다. 그의 독설 대상은 증언대의 재계 총수만이 아니었다. 안 의원은 자신의 물음에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에서 30~40분 정도 창조 경제에 대해 대화했다'고 답하자 "대통령의 머리로는 창조 경제에 대해 30~40분 동안 논할 만한 지식이 없다.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쏘아붙였다. 또 "오늘 대답하시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수준이다. 기분 나쁘시겠지만. 그러다가 직원들한테 탄핵받는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은 직후 브리핑을 열어 "국민 분노에 편승한 인격 모독적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안 의원은 총수들을 상대로 "재벌도 공범이라는 국민들의 외침에 동의하느냐"고도 했다.


<재벌도 공범’ 문구도 등장 -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른쪽에서 셋째)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질문하던 중 ‘재벌도 공범이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이용주·김경진 의원, 안 의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박영선 의원이 앉아 있다. /이덕훈 기자>


박범계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서울구치소가 멀리 있는 곳이 아니다"고 했고, 김한정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에 "(당신이) 삼성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대답하면 낙방"이라고 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롯데는 한국 기업이냐"고 물었다. 최순실 사건과는 무관한 질문이었다. 같은 당 정유섭 의원도 "지난해 신 회장 장남이 결혼했는데 며느리 국적이 어디냐" "신 회장 부인도 일본 사람 아니냐"고 했다.

◇재계 "한국기업 이미지 추락"

주요 외신들은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청문회 수난'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이 TV 생방송에 나와 공개 심판(public reckoning)을 당했다"고 했다. "삼성 후계자에겐 최악의 날이었다"고도 했다. AFP통신은 "대중에 노출을 꺼리던 총수들이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청문회장에서 가차 없이 들볶였다(grilled)"고 표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9명의 경영 총수가 청문회에 불려갔다"고 보도했다. 중국 CCTV도 서울 특파원을 통해 청문회 상황을 전했다.

한국의 정경 유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정부 요청이 있으면 기업은 거절하기 어려운 게 한국의 현실"이라는 발언을 인용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계획에 기업이 돈을 내면서 답례로 긍정적인 대우를 바라는 관행은 한국 정치에 수십 년간 뿌리 박힌 것"이라고 썼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스캔들 논란 속에 총수로서 갈림길에 섰다"고 전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결국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최순실 디스카운트'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재계 총수들의 부실 답변도 논란

재계 총수들도 부실 답변으로 빈축을 샀다.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한 경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으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앞으로는 절대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제가 부족했다" "앞으로 잘하겠다" 등으로 '회피용 돌려막기' 답변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액이나 자신의 재산 등 '숫자'와 관련된 부분에서도 "잘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역시 "모른다"는 답변을 이어갔다. 구체적인 답변은 정 회장이 아닌 변호사가 대신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야당 의원들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과 요구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선친의 명예가 더럽혀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넘어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추가 지원 배경을 묻는 말에 "제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고(故) 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한 해당 부서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장상진 기자/김충령 기자/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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