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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드롬(SYNDROME)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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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정현초박사의 건강칼럼

-건강하게 삽시다



신드롬(SYNDROME) X





가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교포 신문에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어느 특정 건강식품에 관하여 필자의 견해를 묻는 질문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노인회 초청 강의에서도 '건강식품에 관하여' 설명해 달라는 회장님의 부탁이 있었습니다. 현재 교포 사회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자세히 설명하면 여러분들에게는 재미가 있겠지만, 사업하는 분들에게는 혹시 피해가 될지도 모르니 자제하겠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사항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건강식품과 광고



일반적으로 한국사람들은 약을 무척 좋아하고 많이 복용하는 편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의 약 소비량이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것입니다. 약을 그렇게 많이 복용하는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특히 약하거나 질병이 많아서가 아니고, 바로 광고 때문입니다. 고국에서 한 번이라도 제약 선전 없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하신 적이 있습니까?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비교적 약 소비량이 적은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약 선전은 대단합니다. 작년 가을 NBC 저녁 뉴스에 북미에서 유통되는 약값의 30%가 광고비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건강식품 광고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영어권의 라디오나 TV에서 건강식품 광고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교포 신문에도 건강식품이나 건강 관계 광고는 매 주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균형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건강보조식품은 매우 유익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허위 과대 광고로 인하여 소비자들이 많은 피해를 입는다는데 있습니다. 전문가로서 어떤 건강식품의 광고 문안을 보면 민망스럽기도 합니다. 별 대수롭지도 않은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선전하기도 하고,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 치료 불가능한 어떤 질환이나 증상을 마치 그 건강식품을 잠시 복용하면 완치될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 건강식품 제조업자나 사업가들의 선전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머지않아 노벨 의학상은 한국 사람들이 독차지할 것입니다.

물론 주위에서 어떤 사람이 한 건강식품을 복용하고 오랫동안 앓던 질병이나 증상이 흔적도 없이 낫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건강식품이 내게도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나 순진한(naive) 발상입니다. 신진대사작용(metabolism)을 비롯한 체내의 여러 가지 반응이 그 사람과 내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심한 표현을 쓰자면, 그 사람에게 유익한 어느 음식이나 약이 나에게는 독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게 어떤 음식과 건강식품이 맞는지는 전문가와 상의하고 검사를 한 후에 결정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증상 X



현재 사망원인 제 1위는 심장병입니다. 심장병, 뇌졸중, 동맥경화 등 심장혈관 질환(cardiovascular disease; CVD)에 관해서는 얼마전 필자의 건강칼럼에서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오늘은 다소 어려운 주제를 다루겠습니다.

신드롬 X(Syndrome X)?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생소한 단어입니다. 1988년 스탠포드 의대 리벤교수 (Dr. G. Reaven)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인슐린 저항(insulin resistance) 현상을 갖고 있으면서도 초기에는 당뇨병이 나타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인슐린 저항



인슐린 저항은 세포의 수용체(receptors)가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량의 인슐린이 췌장으로부터 분비됨으로 시작됩니다. 인슐린은 인체의 여러 가지 신진대사작용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며, 호르몬의 전체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리벤 교수는 인슐린 저항이 체중이 과다하거나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탄수화물, 특히 당분과 전분 형태(빵, 패스타, 베이글, 칩, 과자, 시리얼 등)의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는 사람들에게도 인슐린 저항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위와 같은 음식은 혈당 수준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고, 그에 반응하여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결국 수용체는 포화상태가 되고 기능을 멈추게 되어 혈류에 포도당과 인슐린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중성지방(triglycerides)의 수치는 올라가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cholesterol)의 수치가 낮아지며, 혈압은 상승합니다. 이 모든 것이 심장혈관 질환의 매우 위험한 소인들입니다. 또한 혈액 응고 인자(plasminogen activator-1)가 상승하여 피가 엉기고 탁하게 됩니다. 오래 전에 저혈당이 당뇨병의 전주곡이라고 말했듯이, 인슐린 저항은 여러 가지 심장혈관 질환과 노화 촉진의 전 단계 현상입니다.



심장혈관 질환의 전주곡



미국 성인의 25-30%가 신드롬 X를 갖고 있으며, 그들은 후에 당뇨병과 심장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필자의 칼럼에서 설명한 다른 여러 가지 인자들도 심장혈관 질환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호모시스틴(homocysteine)이라는 단백질 대사물질입니다. 비타민 B6, B12, 엽산 등이 부족할 때 호모시스틴의 수준이 상승합니다. 이 물질은 자유기를 발생하여 콜레스테롤를 산화시키고, 혈관을 좁게 하며, 동맥의 근육층을 파괴시킵니다. 호모시스틴이 심장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이론을 주장하고,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은 멕컬리(Dr. K.S. McCully) 교수는 결국 하바드(Harvard) 대학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신드롬 X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며, 체중을 줄이는 일입니다.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은 본인에게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일입니다. 올바른 식이요법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뉴라이프 자연치유원/전화: 421-2421;
E-mail:nulife2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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