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에 관한 진실과 허위(2)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정현초박사의 건강칼럼 -건강하게 삽시다

지난주간에 10살 된 아이가 며칠동안 기침이 심해서 노스 밴쿠버의 한 병원에 들렸었습니다. 수속을 마치고 환자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한 선전문구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피 한 방울로 전체 콜레스테롤 측정함. $20.00. 안내에게 문의?. 관심이 있어서 자세히 물어보았더니 당뇨병 환자가 매일 손끝에서 피 한 방울을 뽑아 혈당측정기로 간단히 혈당을 측정하는 것처럼 혈액의 전체 콜레스테롤을 간단하게 측정한 다음 수치가 높으면 병리실로 보내어 자세한 혈액검사를 의뢰한다는 것입니다. 혈당 측정처럼 그렇게 간단히 검사를 하는데 $20.00이면 너무 비싸지 않느냐?고 필자가 물으니 의료보험 혜택이 전혀 없고 콜레스테롤측정기가 비싸서 그렇다?고 눈이 큰 서양 아가씨가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그 선전문구는 진료실에도 붙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콜레스테롤 미신 혹은 콜레스테롤 노이로제에 걸려있습니다. 지난주에 잠시 언급한 것처럼 콜레스테롤 자체는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아닙니다. 어떤 제약회사나 단체에서 매스컴을 통하여 자주 말하는 콜레스테롤이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의 주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이 칼럼을 읽고 나면 독자들이 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콜레스테롤이 그리 나쁜 물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콜레스테롤은 필수물질이다

오래 전에 설명했듯이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물질입니다. 인체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생성되며, 특히 간에서 다량 생합성됩니다. 콜레스테롤은 기름이나 왁스 같은 성질이 있고, 지방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지단백질(lipoprotein)과 결합되어 우리 몸을 순환합니다. 통상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을 나쁜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릅니다.

콜레스테롤은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세포의 필수 성분입니다. 담즙의 전구물질로 장에서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필수지방산의 흡수를 도와줍니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여러 가지 스테로이드호르몬과 성호르몬의 생합성에 관여하며, 이 호르몬들은 우리 몸의 면역기능, 신장의 무기물조절기능, 남성과 여성의 내분비기능 등을 조절하고 통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성인의 간은 하루에 약 3,000 mg의 콜레스테롤을 생합성하는데, 이는 계란 10개에 포함된 콜레스테롤과 같은 량입니다. 이 새로운 콜레스테롤은 고정난 세포를 수리하는데 쓰여집니다. 콜레스테롤의 수준이 너무 낮으면 우울증, 폐질환, 심하면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음식으로 조절 가능한가?

가정의사를 방문하면 계란이나 새우 같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줄이거나 끊어야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음식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수 있을까요? 이론상으로는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액의 콜레스테롤도 낮아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더 많은 량의 콜레스테롤(70% 이상)이 인체에서 생합성되기 때문입니다. 콜레스테롤이 너무나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우리 몸은 항상 일정량의 콜레스테롤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적게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 더 많이 만들고, 반대로 많이 섭취하면 적게 생산합니다. 좋은 예가 있습니다. 1975년에 미스터 피트 프로그램(Mr. Fit Program)이란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심장병의 소인이 있는 성인 남자 12,866명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적은 음식을 섭취하게 하여 심장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실험이었습니다. 정신과 의사까지 동원하여 콜레스테롤과 기름이 많은 음식이 건강에 해롭다고 교육시킨 결과 그들의 음식 중에서 콜레스테롤은 42%, 포화지방산은 28% 그리고 전체 칼로리는 21% 감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이었습니다. 또 미국의 어느 감옥에서 지원자 몇 명이 한동안 하루에 계란 18개를(아침, 점심, 저녁 6개씩) 먹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들의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는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어느 자료에 의하면 88세의 한 노인이 계란을 무척 좋아해서 과거 15년간 하루에 20개 내지 30개씩 매일 먹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그 노인의 혈청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정상 범위이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그 노인의 음식(계란) 중에서 단지 18%만의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흡수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둘째 이유는 매우 굳센 의지가 없는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콜레스테롤이나 기름기 없는 음식을 계속 섭취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음식에 기름기가 전연 없으면 맛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일부러 많이 드시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주원인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장병, 뇌졸중(중풍), 협심증 등을 유발하는 동맥경화가 콜레스테롤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성분 중의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자체가 동맥경화의 주범은 아닙니다. 왜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심장마비환자의 80%가 발작 전에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지 않습니다. 둘째, 동맥과 마찬가지로 정맥에도 많은 량의 콜레스테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혈관에 경화현상을 일으키는 해로운 플라크(plaque)는 동맥에만 있지 정맥에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셋째, 콜레스테롤은 매우 미끄러운 왁스와 같은 물질입니다. 또 동맥혈관 안벽은 매우 부드럽습니다. 미끄러운 물질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부드러운 표면에 달라붙을 수 없습니다. 단지 동맥 안벽에 상처가 났을 때 콜레스테롤이 달라붙을 수 있습니다. <계속>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뉴라이프 자연치유원/전화: 421-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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