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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敵피살 배후는 푸틴?… 오바마·메르켈 “잔혹하고 비열한 殺人”

파리=이성훈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3-02 13:33

 

지난 27일 밤 11시 40분쯤(현지 시각), 러시아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전 부총리는 애인인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24)와 저녁을 먹은 후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넴초프는 이날 반정부 성향의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광적이고 공격적인 유혈 정책으로 러시아가 위기에 빠졌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난을 퍼부은 후였다. 넴초프는 1일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도 참가할 예정이었다.

푸틴 집무실이 있는 크렘린궁으로부터 2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모스트’다리를 지날 무렵, 흰색 차량이 그들곁으로 접근했다. 차 안의 괴한이 반자동 권총을 연속 발사했다. 넴초프는 총알 4발을 맞고 즉사했다. 애인 두리츠카야는 무사했다.

괴한이 사용한 자동차는 사건 현장에서 멀지않은 곳에서 발견됐지만 범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범행 동기도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부총리까지 지낸 유력 정치인의 피살 소식에 러시아 여론은 동요하고 있다. 경제 위기에 시달리는 국민의 반감이 분출할 경우, 15년째 장기집권해 온 푸틴의 리더십에 결정적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푸틴 政敵 넴초프 피살



1일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가 피살된 모스크바 ‘볼쇼이 모스크보 레츠키 모스트’ 다리엔 이른 시간부터 추모객들이 몰려들었다. “우리는 모두 넴초프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주변에 나붙었다. 러시아 인터넷에선 ‘나는 넴초프다’(Je suis Nemtsov)’라는 프랑스어 문구가 급속히 퍼졌다. 지난달 파리‘샤를리 에브도’연쇄 테러 당시의 ‘나는 샤를리다’라는 구호를 원용한 것이다. 네티즌들이 넴초프 피살을 반인륜적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관심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넴초프를 노렸는지에 모이고 있다. 의혹은 우선 푸틴에게로 향하고 있다. 넴초프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며 푸틴에 대한 공개 비판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야당인 ‘야블로코’의 세르게이 미트로킨 대표는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 보복을 일삼는다면 러시아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넴초프가 직접 “푸틴이 나를 죽일 것 같아 두렵다”고 호소한 사실도 있다. 야권 지도자인 리야 야신은 “넴초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인터넷 등에서 익명의 사람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피살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방과 러시아 야권은 푸틴이 분리주의 우크라이나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거나 병사를 보내는 식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푸틴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터통신은 “넴초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보여줄 증거를 준비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를 막기위해 러시아 정부나 우크라이나 반군,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넴초프를 노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넴초프가 ‘샤를리 에브도’테러를 앞장서 비판했다는 점을 들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서방도 푸틴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잔혹한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비열한 살인”이라며 “푸틴은 가해자를 확실히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넴초프의 피살이 푸틴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적 제거가 독재자의 몰락을 재촉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정권붕괴는 야권 지도자였던 베니그노 아키노 의원 암살이 결정적 계기였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푸틴에 대한 지지도가 85%를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리더십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푸틴은 비난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푸틴이 연방수사위원회와 정보기관 등에 직접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1일 모스크바에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넴초프의 사진 등을 흔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 시위 참석자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암살이 푸틴의 소행이라는 것은 의심의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민들 항의 시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인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피살되자, 이에 항의하는 시민 수천명이 1일 모스크바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든 팻말과 플래카드에는 넴초프 사진과 함께‘영웅은 죽지 않는다’‘그를 쏜 총알은 우리 모두를 향한 것’과 같은 문구들이 적혀 있다./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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