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6년 5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아시아 학부는 학부 내 학사과정의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광동어의 코스 넘버 (course number)를 전면 개편할 전망이다.

아시아학부의 학사과정은 크게 아시아학 (Asian Area Studies)과 아시아 언어학 (Asian Language and Culture)으로 나누어지는데, 두 전공은 큰 차이가 있다. 고학년 수업들을 수강할 때 필요한 전제조건이 없는 아시아학과는 달리, 중어중문학과 일어일문학은 고학년 수업들을 수강하기 위해선 반드시 저학년 수업 8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여름방학 계절학기를 제외하고, 한 학기에 한 단계씩 저학년 수업을 이수한다는 가정 하엔, 3학년 중국어 혹은 일본어를 들으려면 총 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아시아학부 아시아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모 군(23)은 “중국어 배우기의 열풍으로 UBC에 입학한 후 중국어를 전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고학년 중국어 수업들을 듣기 위해서는 총 8개의 저학년 수업을 이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아무리 언어는 단계별로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면 무려 4학년이 돼서야 저학년 과정을 끝낼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아시아학을 전공하게 됐다”라고 전하며, “비록 집중과정으로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한 학기에 두 과목분량의 학점을 이수하며 4년 과정을 2년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었지만, 언어를 빠르게 진도만 나가며 듣을바엔, 차라리 아시아학을 전공하며 중국어 수업들을 천천히 듣기로 했다”고 한숨을 토하며, 아시아 언어학의 비효율을 강조했다. 김모 군의 친구이자 현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손모 군(23)은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기 위해서 1학년 여름방학 때, 계절학기 일 학년 중국어 4과목을 이수했다. 여름방학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월화목금 하루 4시간씩 수업을 들었다. 2학년에 올라간 후, 월화목금 하루 2시간씩 2학년 중국어 수업들을 수강했다.” 일반적으로 4년이 걸리는 아시아 언어학 저학년 수업과정을 1년 만에 끝낸 손모 군은 “비록 많은 걸 배우고, 제때 고학년 수업들을 들을 수 있었지만, 그 1년간 정말 힘들었다”라고 전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아시아학부 관계자는 “중어중문학과 일어일문학의 졸업 필수 고학년 수업들을 수강하기 위한 절차가 매우 길었다”며, 중국어와 일본어 1학년 후반부 과정이 2학년 학점으로, 2학년 과정이 3학년 학점으로, 그리고 3학년 과정이 4학년 학점으로 개편할 계획이라 전했다. 또한, 아시아학부 관계자는 내용은 바뀌지 않고 오직 코스넘버만 바뀔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이미 중어중문학 및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고학년 전공자들은 아시아 언어학 수업 개편이 오는 5월부터 적용돼, 아무런혜택이 없다며 불만을 토했다.

<▲사진출처 = UBC 홈페이지 >
UBC 총 한인 학생회 키스(KISS)의 하늬바람은 밴쿠버 한인사회의 소통을 돕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인 학생 기자단이다.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학생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사로 작성하고 있다. 2016년 현재 하늬바람 5기가 활동 중이다. 하늬바람은 앞으로 UBC 학과 소개 및 학생 인터뷰, 학교생활 등을 밴쿠버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