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차별과 구별'

동성결혼 문제에 대한 찬반 양론이 캐나다를 달구고 있다. 온타리오주 대법원이 지난 2002년 7월 12일 동성결혼 불인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이후 현재까지 캐나다에서는 온타리오, 퀘백, BC주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강한 추진 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며 장 크레치앙 총리는 카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문제와 총리로서의 결정은 별개"라며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카톨릭과 기독교 등 종교계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으며, 그동안 침묵하던 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동성결혼에 대한 논란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국민은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거의 똑같은 비율로 찬성과 반대를 하고 있다.

현재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결혼법 가안이 연방 대법원에서 심리중에 있고 검증작업이 끝나면 여권의 주도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올 가을 의회에 상정될 전망이다. 집권당인 자유당은 소속의원 중 3분의 1이상이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동성결혼 합법화를 추진할 태세이고,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캐나다는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이어 동성간 혼인권을 인정하는 3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다.

물론 동성애자들은 여자, 남자이기 전에 인간이고 또 그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도 여자건 남자건 존중 받아야 될 인간이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가 있으면 결과의 책임도 있듯이, 동성애자들은 선택의 결과가 정상적인 이성애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남녀간의 결합을 전제로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결혼제도를 동성애자들도 똑같이 누려야 한다는 주장은 정상적인 남녀관계를 통해 결혼한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나 이성커플에 대한 역차별로 받아 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결혼을 했거나 앞으로 할 대다수의 남녀 커플들에게 결혼이 주는 의미에 대한 혼돈을 일으키고, 어린 세대들에게도 무엇이 정상인지 판단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뒤이을 자녀의 입양허용은 동성애 커플 입양 자녀들에게 엄마, 아빠의 구별된 역할을 배우고 성적 정체성을 형성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소수에 대한 차별이라는 이유로 무너뜨린 제도와 사회적 금기들로 인해 우리들의 지각이 무디어져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도덕적이고 비도덕적인지, 무엇이 차별(差別)이고 무엇이 구별(區別)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