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시부터 대학별 전형數 수시 4개·정시 2개로 제한]

대학들, 전형數 제한 안 지키면 재정 지원받는 사업서 불이익
내년에 '공통 원서접수制' 도입, 한 번에 여러 대학들 동시 지원
현재 3000여개의 대학 입학 전형 방법이 2015학년도 입시부터는 1000개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7일 "현재 고2 학생들이 지원하게 되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대학별로 적용할 수 있는 전형 방법 수를 6개(수시 4개, 정시 2개)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전형 방법이 20개가 넘는 대학도 있었다.

◇'우선 선발' 방식 없어질 것

현재 200여 대학의 평균 전형 방법은 수시 5.2개, 정시 2.6개이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의 전형 가짓수는 더 많아 수시 9개, 정시 7개에 이른다. 전형 방법이란 수능·학생부·논술 등 평가 요소를 반영하는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대입 전형 간소화 방안'에 따르면, 2015학년도 입시부터 대학별 전형 방법이 수시 4개, 정시 2개 이내로 제한된다.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교과·비교과) 위주 △논술 위주 △실기 위주 전형으로 학생을 뽑고,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위주 △실기 위주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정부가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27일 서울의 한 서점에서 학생이 한국사 참고서를 보고 있다
 정부가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한 27일 서울의 한 서점에서 학생이 한국사 참고서를 보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는 또 전형 요소나 반영 비율이 달라지면 전형 방법을 별개로 계산해서 가급적 전형 방법이 간단해지는 쪽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예컨대 지금까지는 A대학 '미래 인재 전형'에서 인문 계열은 학생부 성적 50%, 수능 성적 50%, 자연 계열은 학생부 성적 40%, 수능 성적 60% 반영하는 식이었다. 내년 입시부터는 만약 이렇게 입시안을 발표한다면 이를 두 개의 별도 전형으로 계산한다. 교육부는 "전형 이름이 같으면 전형 요소와 반영 비율도 일관되게 하나로 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심민철 대입제도과장은 "이런 전형 방법 수 제한을 지키지 않는 대학에 대해서는 대학 재정 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주고 행정적·재정적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시모집에서 수능 성적을 최저 학력으로 반영하는 것도 앞으로는 제한된다. 2015~2016학년도 입시에서는 수능 성적을 수시에 많이 반영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2015학년도 입시부터는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을 먼저 선발하는 '우선 선발' 방식도 도입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부터는 수능 성적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후 대학에 전달해, 수능 성적을 아예 수시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번 발표한 전형 못 바꿔

내년 입시부터 대학은 일단 발표한 시행 계획을 바꿀 수 없다. 법령 제·개정, 대학 구조조정 등 예외적 상황이 아니면 입시안 변경을 못 하게 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대학이 발표하는 대입 전형 시행 계획에는 모집 단위별 인원, 지원 자격, 수능 필수 응시 영역, 전형 요소 반영 비율 등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이번 대입 개편안을 고안한 대입제도발전방안연구위원회 강태중(중앙대 교수) 위원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전형이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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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수시모집 원서 접수 기간도 단일화된다. 현재 수시 1차와 수시 2차로 나뉜 원서 접수 기간을 통합하기로 했다. 정시모집 때 같은 학과 내에서 모집 인원을 가·나·다군(群)으로 나눠 모집했던 '분할 모집'도 없어진다. 예컨대 A대학 경영학과가 지난해까지 가군 30명, 나군 30명, 다군 40명으로 나눠서 학생을 뽑았다면, 내년부터는 가군에서만 100명을 선발하도록 하는 식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공통 원서 접수 시스템'을 개발해 학생들이 원서 접수 한 번으로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2015학년도에는 41개 국립대 정시 모집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고, 2016학년도부터는 4년제 대학 전체(현재 199개)의 수시·정시모집에 적용한다. 2017학년도에는 원서 접수뿐 아니라 최종·충원 합격자까지 발표하는 '대입 전형 종합 지원 시스템'을 완성하겠다고 교육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