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플래허티(Flaherty) 캐나다 재무장관은 3월 29일 캐나다 연방예산안(Federal budget)을 발표했다.  
매년 이때쯤 발표되는 예산안에는 항상 제목이 있어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올해 예산안의 제목은 ‘Economic Action Plan 2012 Jobs, Growth and Long-Term Prosperity’이다.

일단 경제대응정책(Economic Action Plan)이라는 제목에서 캐나다 경제가 여전히 부양이 필요한 상태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케임브리지 영영사전을 보면 Action의 첫 번째 정의는 ‘the process of doing something, especially when dealing with a problem or difficulty’이다.

이런 경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수당(Conservative)정부는 일자리(Jobs), 성장(Growth), 장기적인(Long-term) 부흥(Prosperity)을 내세웠다. 흔히 한국에서 ‘파이 키우기’로 부르는 정책을 밀겠다는 의미다.

제목을 음미하고 예산안을 보면 보수당의 수가 보인다. 일자리 증가를 경제 성장에 맡기고,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있는 경기부양책이 아닌 제도 정비를 통한 장기간 성장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정통 보수파 정책이다.

진보정부라면 부자세 과세 등 세수증대나 납세자의 부담 재분배를 통해 예산을 마련하고 교부금 형식의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통한 경기부양과 복지강화에 투여해 성장과 고용을 꾀했을 것이다.
짐 플래허티 장관은 예산안 첫머리에 이렇게 말했다.

“Looking ahead, Canadians have every reason to be confident. Other Western countries face the risk of long-term economic decline. We have a rare opportunity to position our country for sustainable, long-term growth.”

“앞을 보면, 캐나다인은 안정감을 느낄 모든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서방 국가는 장기적인 경기 하락에 직면해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둘 드문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Others now have little room to manoeuvre. We are free to choose our future. We have made our choice.”

“다른 나라는 지금 적은 추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을 했습니다”

“Our government chooses prosperity, for all Canadians. We will take decisive action to ensure our economy will create good jobs and sustain a higher quality of life for our children and grandchildren.”

“우리 정부는 모든 캐나다인을 위한 번영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경제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자녀와 자손이 더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결단력 있는 대응을 해나갈 것입니다”

총선 유세 내용을 보면 여야 모두 보수 정책에 거리를 두어 보수 자체가 영 인기 없어 보이는 한국이 보인다. 반면에 캐나다는 보수정책의 심화를 선언했다 두 나라는 올해 경제정책에 갈림길을 걷게 될 것 같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