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칼럼니스트 이윤재가 귀띔하는 학교급별 올바른 영어 공부법

	영어 칼럼니스트 이윤재
 한반도영어공학연구원 제공
최근 한 어학원이 수강생 150명을 대상으로 영어 공부 중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결과는 의외였다. 응답자의 47%가 '문법'를 선택한 것. 이처럼 문법은 발음이나 회화 못지 않게 여전히 수험생에게 힘든 공부다. 최근 출간한 책 '영어, 영문법 특강'(종합북스)의 저자 이윤재(64·사진) 영어 칼럼니스트는 "학교급별에 따라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이 다르다. 영어에 친숙해지면서 단계에 맞게 문법을 공부하는 것이 올바른 영어공부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초등생|'종이 없는 수업' 으로 소리 교육부터 시켜야

이윤재 칼럼니스트는 "습득과 학습의 차이를 아느냐"는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영어 공부에서 '습득(acquisition)'이란 듣기·말하기 등 소리로 훈련하는 것이고 '학습(learning)'은 읽기·쓰기 등 글자로 공부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칼럼니스트는 "초등생에 해당하는 13세까지는 영어를 배울 때 학습보다 습득 방식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종이 없는 수업(paperless lesson)'을 통해 문자 교육에 앞서 소리 교육부터 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하늘 천 따 지'하며 천자문을 반복해 소리 내 읽었던 서당교육이 초등생에게 알맞는 영어 공부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파닉스(phonics, 발음 중심 언어 학습법)'에 해당해요. 다양한 영어 단어와 문장을 듣고 '섀도잉(shadowing, 음성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방법)'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원리를 터득하게 됩니다."

이 칼럼니스트는 "최근 원어민의 발음을 그대로 듣고 따라 할 수 있는 학습기가 잇따라 출시됐다"며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이를 적극 활용, 자녀의 영어 '습득'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생|'분석적 공부' 필요… '관사'에 주목하라

이 칼럼니스트는 "중학교에 들어가면 (영어 공부법을)소리 중심 교육에서 서서히 문어 중심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문장 성분에 주목하는 '분석적 공부(analytic study)'가 특히 중요하다.

We chose him a doctor.
① 우리는 그를 의사로 선출했다.
② 우리는 그에게 의사를 선정해 줬다.

'chose'는 '선택하다' '선출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 choose의 과거형이다. 얼핏 봐선 ①의 의미처럼 해석하기 쉽지만 정답은 ②다. 그는 "의사는 선출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지 않으냐"며 "조금만 깊게 생각해 보면 '~에게 ~를 선택해 주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칼럼니스트가 밝히는 분석적 공부의 핵심은 '관사'다. 그는 '제3차 세계대전'과 '22세기'라는 단어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제3차 세계대전'은 영어로 'a third world war'고, '22세기'는 'the twenty-second century'죠. 전자는 부정관사 'a'를 후자는 정관사 'the'를 쓰고 있어요. 둘 다 오지 않은 미래지만 제3차 세계대전은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일이고 22세기는 언젠가는 반드시 도래하는 미래죠. 즉 부정관사에는 '미지'(未知)의 뜻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밖에도 그는 책을 통해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의 게티즈버그 연설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의 묘비명 등 널리 알려졌지만 '오역'된 사례를 바로잡기도 했다.

"게티즈버그 연설 가운데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란 구절이 유명하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알려졌지만 Government 앞에 관사가 없으므로 '정부'가 아니라 '정치' 즉, '민주주의'로 해석해야 맞지요. 고급 영어를 쓰기 위해선 단순히 토익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를 해서는 안됩니다. 올바른 영문법을 익혀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영어공부의 시작입니다."